서울 아파트 매매·전월세 매물 동시 감소…'시장 잠김' 현상 심화

5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서울 주택시장에서 매매와 전월세 매물이 동시에 줄어드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통상 매도 물량이 줄면 임대 공급이 늘어나는 대체 관계가 형성되지만, 최근에는 이 같은 순환 구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시장 전반에 걸쳐 '잠김' 양상이 짙어지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 2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7만 3337건으로, 한 달 전과 비교해 6.9% 감소했다. 서울 아파트 매물은 다주택자 규제 압박이 본격화된 2월 이후 꾸준히 증가해 3월 21일 8만 건을 넘어서며 정점에 달했다가 이후 내리막을 걷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전월세 매물 동시 감소…'시장 잠김' 현상 심화
ⓒ 뉴스1

시장에서는 이를 다주택자들이 매도 결정을 미루고 상황을 관망하는 데 따른 결과로 보고 있다.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시점이 다가오는 가운데 세제 변화 가능성을 지켜보려는 심리와 최근의 집값 상승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매물을 거둬들이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양도세 중과가 시행되면 집을 팔더라도 실익이 크지 않아 매물을 회수한 것으로 보인다"며 "여기에 집값 상승 기대까지 더해지면서 일단 버티고 보자는 수요도 형성된 것 같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매매 매물이 줄어든 이후에도 임대 공급이 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전세와 월세 매물 모두 감소세를 보이며 시장의 통상적인 균형 메커니즘이 사실상 작동을 멈춘 상태다. 3월 한때 1만 7000건 수준까지 증가했던 서울 전세 매물은 현재 1만 5000건대로 내려앉았고, 같은 기간 1만 5000~1만 6000건 수준이던 월세 매물도 1만 4000건대로 줄었다.

이 같은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는 토지거래허가제의 영향이 꼽힌다. 허가구역 내에서는 주택 매입 시 일정 기간 실거주 의무가 부과되면서 투자 목적으로 주택을 사들인 뒤 전·월세로 공급하는 이른바 '매수 후 임대' 흐름이 사실상 차단됐다. 임대 공급의 핵심 경로 중 하나였던 이 구조가 막히면서 전월세 매물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임차 수요가 꾸준히 유지되면서 시장에 나온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는 현상도 공급 부족을 심화시키고 있다. 증여를 통한 보유 형태 변화나 계약갱신 청구권 사용 증가로 시장에 유통되는 임대 물량 자체가 줄어든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은 "실거주 요건을 강화하는 규제가 많아져 매수자가 임대로 전환하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며 "다주택자 매물이 일부 풀리더라도 임대 공급으로 연결되기 어렵기 때문에 매매와 임대 매물이 함께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송승현 대표도 "과거에는 매매 거래 이후 임대 공급으로 이어지는 자연스러운 순환 구조가 있었는데, 지금은 거래가 이뤄지는 순간 그 흐름이 단절되는 상황"이라며 "증여 확대 같은 요인도 전월세 매물 감소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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