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폭 꺾인 전국 아파트값…비강남권·경기 중저가 지역이 시장 견인

4월부터 석 달 연속 확대되던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폭이 8월 들어 처음으로 꺾였다. 그러나 시장 내부를 들여다보면 온도차는 더욱 선명해지고 있다. 강남·서초 등 고가 지역이 사실상 보합권에 머무는 사이, 동대문·중랑·노원 등 비강남권 중저가 단지가 8월 한 달 새 1%를 훌쩍 넘는 상승률을 기록하며 시장을 끌어올리고 있다.

상승폭 꺾인 전국 아파트값…비강남권·경기 중저가 지역이 시장 견인
ⓒ 부동산R114

서울 25개 구 가운데 8월 한 달간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한 곳은 동대문으로 1.53%에 달했다. 뒤이어 중랑(1.30%), 노원(1.23%), 강서(1.23%), 성북(1.18%), 관악(1.06%) 순으로 강북·외곽 중저가 단지들이 상위권을 휩쓸었다. 서울 전체 8월 월간 변동률이 0.55%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이들 지역의 상승폭은 평균을 두 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수원·용인·화성이 주도하는 경기도 시장도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중저가 지역 강세는 수도권 전반의 공통된 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 같은 양극화의 배경에는 1주택자의 거주·비거주 여부를 기준으로 세금 부담을 달리하는 8·3 세제개편안이 자리한다. 고가 단지보다 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중저가 주택으로 수요가 집중되는 이른바 '덜 똘똘한 한 채' 현상이 가격 흐름에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 세법 개정안이 최종 확정되려면 12월 국회 통과 절차가 남아 있어, 이 같은 수요 이동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주간 지표로 보면, 부동산R114 AI 시세 조사 기준 9월 1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0% 상승했다. 서울이 0.10% 오른 가운데 경기·인천이 0.15% 뛰며 수도권 전체는 0.12%를 기록했다. 비수도권은 5대광역시 0.03%, 기타지방 0.01%에 그쳐 수도권과의 온도차가 뚜렷했다. 전국 17개 시도별로는 상승 12곳, 보합 2곳, 하락 3곳이었으며 세종이 0.08% 떨어져 대조를 이뤘다. 지역별 상승폭은 경기(0.19%)가 가장 컸고, 대전(0.13%), 서울(0.10%), 전북(0.07%)이 뒤를 이었다.

주목할 점은 월간 흐름의 변화다. 8월 월간 전국 아파트 매매 변동률은 0.56%로, 4월(0.49%)·5월(0.53%)·6월(0.57%)·7월(0.77%)로 이어지던 연속 확대 흐름이 처음으로 꺾였다. 9월에도 입주물량이 전월 대비 큰 폭으로 감소하는 반면 분양물량은 반대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아파트 가격이 입주와 분양 중 어느 요인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지가 관전 포인트로 부상하고 있다.

전세 시장은 매매보다 완만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9월 1주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0.08% 올랐으며, 서울 0.09%, 경기·인천 0.12%, 수도권 전체 0.11%를 기록했다. 5대광역시와 기타지방은 각각 0.03%, 0.01% 소폭 상승했다. 전국 17개 시도 기준 상승 11곳, 하락 6곳으로 매매보다 하락 지역이 다소 많았다. 광주(-0.04%)와 제주(-0.02%)는 약세를 보였지만, 경기(0.13%), 대전(0.11%), 서울(0.09%) 등 수도권과 충청권은 꾸준한 오름세를 이어갔다. 8월 월간 전세가격도 0.46%로 전월(0.69%) 대비 상승폭이 줄었으나, 제주를 제외하고 약세 지역이 없다는 점에서 전세 가격 상승 기조 자체에는 별다른 변화 조짐이 없다는 평가다.

시장 불확실성을 키우는 정책 변수도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8·3 세제개편에 이어 8·13 주택공급 대책, 비아파트 전용 금융상품 신설 등 굵직한 대책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매수 대기자들의 판단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세제·공급·금융 세 축의 정책 방향이 각각 다른 해석을 낳는 구조 속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 중저가 단지로의 수요 쏠림 현상은 시장의 지배적 흐름으로 굳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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