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불안과 임차료 상승이 맞물리면서 서울 주택 매수 시장에서 30·40대 실수요자의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높은 집값과 대출 부담에도 임차 장기 거주 대신 매수를 택하는 이 연령층의 선택이 통계로도 확인되고 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집합건물 소유권이전등기(매매) 신청은 총 1만5587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생애 처음 부동산을 구입한 매수인은 8162명으로 전체의 52.4%를 기록했다. 생애최초 매수 비중은 지난 7월 52.6%로 처음 절반을 넘긴 데 이어 8월 53.7%, 9월 52.4%로 3개월 연속 50%대를 유지하고 있다. 8월 수치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0년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이 흐름을 주도하는 것은 30·40대다. 9월 생애최초 매수인 중 30대는 4120명으로 50.5%를 차지했고, 40대는 2053명(25.2%)으로 두 연령대 합산 비중이 75.6%에 달했다. 50대 773명(9.5%), 20대 760명(9.3%), 60대 332명(4.1%), 70세 이상 105명(1.3%)이 뒤를 이었다.
특히 40대의 증가세가 눈길을 끈다. 40대 생애첫 매수인은 7월 1633명에서 8월 2420명으로 한 달 새 48.2% 급증했다. 전체 생애최초 매수인 중 비중도 같은 기간 20.4%에서 25.9%로 뛰어올랐으며, 9월에도 25.2% 수준을 유지했다. 올해 1∼8월 누적으로도 서울 집합건물 전체 거래 중 생애최초 매수 비중은 47.7%로, 지난해 같은 기간 37.9%보다 10%포인트 가까이 높아졌다.
지역별로는 강동구가 두드러졌다. 9월 강동구의 생애첫 매수인은 1690명으로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많았으며, 서울 전체 생애최초 매수인의 20.7%에 해당하는 규모다. 강서구(621명)와 노원구(610명)가 그 뒤를 이었고, 성북구 391명, 구로구 383명, 강북구 380명, 송파구 356명 순이었다. 이는 상대적으로 가격 접근이 수월한 외곽 지역 또는 신규 공급이 이뤄지는 단지에 실수요가 집중된 결과로 풀이된다.
자치구별로도 30·40대 쏠림 현상은 뚜렷하다. 강동구에서는 30대 417명(24.7%), 40대 849명(50.2%)으로 합산 비중이 74.9%에 달했다. 강서구는 30대 394명(63.4%), 40대 105명(16.9%) 등 30·40대 합산이 전체 생애최초 매수의 80.4%를 차지했다. 노원구 역시 30대(62.3%)와 40대(15.9%)를 더한 비중이 78.2%였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추세의 배경으로 전월세 가격 상승을 꼽는다. 대출 규제 강화로 갭투자 등이 어려워진 반면, 생애최초 구입자는 규제지역에서도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최대 80%까지 적용받을 수 있어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이 형성됐다. 전월세로 버티는 것보다 대출을 감수하고 매수에 나서는 편이 낫다는 판단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전체 거래 규모가 줄더라도 생애최초 시장에서 30·40대 비중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 서울 전월세 가격이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실수요자들이 임차 거주와 대출 매수 사이에서 저울질을 지속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며, 집값과 금리 부담이 여전한 만큼 거래량이 크게 늘기는 어렵지만 실거주 목적의 생애최초 수요는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