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발(發) 집값 상승 여파가 경기도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을 넘는 고가주택이 1년 새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의 고가주택 밀집 지역인 성남·과천을 넘어, 안양·광명·하남 등지에서도 공시가격 12억원 초과 주택이 급격히 늘어나는 현상이 포착됐다.
경기도 세정과가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 제출한 주택분 재산세 자료에 따르면, 올해 경기도 내 공시가격 12억원 초과 주택은 총 10만516가구로 집계됐다. 지난해 5만2268가구와 비교하면 1년 만에 4만8248가구(92.3%)가 늘어난 수치다. 공시가격 12억원은 현실화율 69%를 적용하면 시세 기준 약 17억4000만원에 해당한다.
같은 기간 전국적으로도 1세대 1주택자 기준 종부세 과세 대상인 공시가격 12억원 초과 공동주택은 31만7998가구에서 48만7362가구로 53.3%(16만9364가구) 급증했다. 올해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전년과 동일한 69%로 동결된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증가는 공시가격 산정 방식의 변화가 아닌 실제 집값 상승의 결과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경기도 내 증가세는 규제지역과 투기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10개 시에 집중됐다. 수원·성남·안양·광명·과천·구리·의왕·하남·용인·화성 등 해당 지역의 12억원 초과 주택은 지난해 5만1326가구에서 올해 9만9434가구로 93.7% 늘었다. 이는 경기도 전체 증가율을 웃도는 수치이며, 3년 전인 2023년(2만5985가구)과 비교하면 무려 네 배 가까이 불어난 규모다.
절대적 증가 규모로는 성남이 가장 두드러졌다. 성남시의 공시가격 12억원 초과 주택은 지난해 3만4115가구에서 올해 6만8302가구로 1년 만에 두 배(100.2%) 이상으로 증가했다. 과천도 같은 기간 1만2608가구에서 2만1169가구로 8561가구(67.9%) 늘었으며, 수원은 2890가구에서 5172가구로 79.0% 증가했다.
증가율 측면에서는 서울과 인접한 위성도시들의 상승세가 더욱 가팔랐다. 안양은 지난해 79가구에 불과하던 12억원 초과 주택이 올해 690가구로 611가구 늘며 8.7배로 급증했다. 광명도 70가구에서 359가구로 5배 이상 증가했다. 하남은 718가구에서 2451가구로 3배 이상 늘어 세 도시 모두 높은 상승폭을 나타냈다.
나머지 지역에서도 증가세가 이어졌다. 의왕은 43가구에서 91가구로, 용인은 391가구에서 522가구로, 화성은 303가구에서 542가구로 각각 늘었다. 구리도 109가구에서 136가구로 증가했다.
반면 저가 주택군은 오히려 감소세를 보였다. 공시가격 3억원 이하 주택은 381만236가구에서 376만7252가구로 1.1% 줄었고, 3억원 초과 6억원 이하 주택도 소폭 감소했다. 6억~9억원 구간(11.7%)과 9억~12억원 구간(42.9%)의 증가폭도 12억원 초과 구간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다. 주택 가격의 양극화가 통계에서도 뚜렷이 확인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공시가격 현실화율 로드맵이 본격 추진되거나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상향 조정될 경우 보유세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경우 비핵심 자산부터 매도하려는 절세 목적의 매물이 시장에 유입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