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 특약부터 고객관리까지…부동산 중개 업무에 AI 파고든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부동산 중개 업무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매물 비교표 작성이나 단순 문서 정리 같은 보조 기능에 머물지 않고, 관련 법령 검토와 계약서 특약 초안 작성, 고객 관리까지 활용 범위가 넓어지는 추세다. 부동산 시장 침체가 길어지면서 업무 효율을 높이려는 공인중개사들의 AI 수용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계약서 특약부터 고객관리까지…부동산 중개 업무에 AI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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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AI가 중개 현장에서 가장 활발히 쓰이는 분야는 입지 분석과 자료 정리다. 관심 지역의 개발 계획, 주변 아파트 시세, 교통·학군 등 입지 조건을 표 형태로 정리하거나, 여러 매물의 가격과 면적을 한눈에 비교하는 작업을 생성형 AI에 맡기는 식이다. 현장에서 찍어 온 사진이나 평면도를 바탕으로 매물의 특징을 분류하는 것도 가능하다. 한국AI부동산포럼이 올해 수원, 부산, 구미 등 전국 각지에서 공인중개사를 대상으로 AI 활용 세미나를 잇달아 개최하고 참가자들이 높은 관심을 보인 것도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한다.

법령 검토와 계약 단계에서의 활용도 늘고 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등 관련 규정이 특정 거래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확인하거나, 거래 유형에 맞는 계약서 특약의 초안을 AI로 뽑아내는 방식이다. 상담 후 발송할 문자 메시지나 잔금 정산 안내문 등 거래 단계별 고객 안내 자료도 AI로 빠르게 만들 수 있다. 중개사 한 명이 관리하는 고객이 많게는 100여 명에 달하는 상황에서, 상담 내용을 AI로 정리해 고객별 예산과 희망 지역, 원하는 면적 등 조건을 분류하고 맞는 매물을 추리는 방식으로 고객관리에도 적극 활용된다.

공인중개사들의 AI 교육 수요도 가파르게 늘고 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임원과 시·도회장, 수도권 지회장 등을 대상으로 챗GPT 실무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약 500명이 수료했다. 이달에는 세 번째 교육이 예정돼 있다. 협회 측은 단순히 사용법을 익히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중개 업무에 적용하려는 수요가 뒷받침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시중에도 공인중개사를 위한 AI 활용 전문 도서가 올 하반기 출간되는 등 관련 교육 콘텐츠 시장도 형성되고 있다.

다만 AI가 중개 업무의 만능 해법이 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AI가 실제와 다른 내용을 사실인 것처럼 제시하거나, 최근 법령 개정과 판례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한 자료 정리 오류와 달리, 계약 특약에 잘못된 정보가 반영되면 거래 당사자의 권리·의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거나 재산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최종 책임은 어디까지나 공인중개사에게 귀속된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정재훈 교수는 AI가 매물 비교와 상권 분석, 기초 서류 작업을 자동화함으로써 중개사가 고객 상담과 현장 임장에 더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을 인정하면서도, 법령 검토나 계약서 특약 작성 과정에서 AI의 오류를 걸러내지 못해 사고가 발생하면 최종 책임은 공인중개사에게 돌아간다며 최신 법령과 공적 장부를 반드시 교차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공공데이터와 검증된 판례를 기반으로 구동하는 부동산 특화 AI처럼 오류를 줄일 수 있는 안전장치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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