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웃다가 운다…분담금 10억·양도세 40억 '숨은 청구서'

공사비와 금리 상승, 대출 규제가 맞물리면서 서울 재건축 평균 분담금이 10억원 시대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동시에 2026 세제개편안 시행 시 고가주택 양도세 부담이 최대 수십억원 급증할 수 있어, 매도 시점 전략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재건축 웃다가 운다…분담금 10억·양도세 40억 '숨은 청구서'
ⓒ 김제경 소장 [헤럴드경제]

지난 2~3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헤럴드머니페스타 2026'에서는 재건축 분담금과 세제 변화를 주제로 전문가들의 진단이 이어졌다. 집값 상승 기대에 앞서 분담금과 세금 등 눈에 잘 띄지 않는 비용부터 꼼꼼히 따져야 한다는 것이 핵심 메시지였다.

재건축 분담금 현실은 이미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 중 일부는 가구당 공사비만 10억원을 넘어선 상태다. 압구정 2구역의 경우 2024년 당시 추정 분담금이 3억원대였으나, 이후 1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으로 급등했다. 여의도 목화아파트 재건축의 공사비는 3.3㎡당 1370만원으로 최고 기록을 경신했을 정도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이번 행사에서 "첫 헤럴드머니페스타 강연에서 평균 분담금 5억원 시대를 예측했는데, 이제 5억원이면 감사하게 생각해야 한다"며 "앞으로 서울 재건축 평균 분담금 10억원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재건축 투자 판단의 핵심 기준으로 사업성·입지·분담금 납부 능력 세 가지를 꼽았다. 특히 용적률 인센티브나 종상향만으로 수익성을 낙관하지 말고, 그에 따라 수반되는 기부채납 등을 반드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시계획상 종상향이 이뤄지더라도 토지의 20%를 기부채납으로 내놓아야 하기 때문에 실질 연면적 증가폭은 기대보다 작다는 것이다.

강북권이나 수도권 외곽의 용적률 250% 초과 단지 가운데 세대별 대지지분이 8~10평에 불과한 곳은 분담금이 10억~12억원에 달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분담금을 감당할 납부 능력이 없거나, 완공 후 아파트 시세가 분담금 수준을 뒷받침하지 못하는 지역은 사업 자체가 표류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분담금 부담을 감당하지 못해 재건축을 포기하는 단지가 잇따를 가능성도 업계 내에서 제기되고 있다. 대지지분과 입지, 조합의 사업 추진 여력을 사전에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는 배경이다.

세금 측면에서도 고가주택 보유자들의 대응이 시급한 상황이다. 정부가 지난 8월 3일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은 기존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체계를 '보유 기간 중심'에서 '거주 기간 중심'으로 전면 개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는 보유·거주 각 연 4%씩 최대 80%를 공제받을 수 있지만, 2029년 이후부터는 보유 기간 공제가 폐지되고 거주 기간에 대해서만 연 8%, 최대 80% 공제가 적용된다.

백종원 세무법인 와이즈 세무사는 이번 행사에서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세 부담 변화의 심각성을 설명했다. 10년 전 25억원에 취득한 압구정현대를 지난해 127억원에 매도한 장기 거주 1주택자가 공제 특례를 적용받아 납부한 양도세는 약 7억원이었다. 그러나 세제개편안이 시행된 이후 동일한 조건이라면 세 부담이 40억원으로 급증할 수 있다고 백 세무사는 설명했다.

개편안은 공제 한도도 새로 설정했다. 2028년에는 한도가 20억원, 2029년 이후에는 10억원으로 각각 신설된다. 거주 기간이 짧거나 비거주 상태에서 오래 보유한 고가주택 소유자일수록 세 부담 증가 폭이 클 수밖에 없다. 다주택자의 경우 양도세 중과 유예가 올해 5월 종료된 상황이어서 추가적인 부담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매도를 결심한 경우라면 2027년 12월 31일 이전에 거래를 마무리해야 세제 혜택을 최대한 유지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다주택자는 주택 수를 줄이기 위한 매도 또는 증여 전략을 지금부터 검토할 필요가 있다. 고가주택 보유자들도 실거주 여부와 매도 시점에 따른 세 부담을 꼼꼼히 비교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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