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 84㎡ 분양가가 30억원대에 달하면서도 인근 한강변 신축 아파트 시세 대비 20억원가량 저렴해 '로또 청약'으로 주목받는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 단지가 오는 9일 주민총회를 열고 청약 전 새 단지명을 확정한다.
이 단지는 오는 11월 1832가구를 일반분양할 예정으로, 올 하반기 서울 분양시장에서 최대 관심을 받고 있다. 전용면적 3.3㎡당 분양가는 8000만~1억원 수준으로 거론되며, 전용 84㎡ 기준 분양가는 30억원대가 예상된다. 그럼에도 인근 한강변 신축 아파트가 50억원대에 거래되는 현실을 감안하면 시세 대비 최대 20억원 이상 저렴해 청약 시장의 뜨거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단지명 교체 논의는 수년 전부터 이어져 왔다.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최상위 주거단지'를 표방하며 제안한 '디에이치 클래스트(Class+est)'가 당초 단지명으로 낙점됐으나, 조합원들 사이에서 명칭에 대한 이견이 커졌다. 이에 조합은 올 초 조합원을 대상으로 새 단지명 공모를 실시했고, 최종 후보 6개를 추렸다. 후보군은 △디에이치 반포124 △디에이치 반포 한강 △디에이치 반포 리버 △디에이치 반포 클래식 △디에이치 클래스트 △디에이치 클레오스로 구성됐다. 조합원 선호도 조사에서는 반포 1·2·4주구의 지역 정체성을 직관적으로 드러낸 '디에이치 반포124'가 가장 높은 지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재건축 시장에서는 건설사 하이엔드 브랜드와 차별화된 독자 단지명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압구정3·5구역의 '압구정 현대'(현대건설), 압구정4구역의 '컬리넌 압구정'(삼성물산), 동탄1신도시의 '아크메르 동탄'(포스코이앤씨)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러한 흐름 속에 이번 후보 6개 모두 '디에이치' 브랜드를 포함한 것을 놓고 일부 조합원의 아쉬움도 나오고 있다. 조합 측은 현대건설과 맺은 공동사업협약서에 디에이치 브랜드 사용이 명시돼 있어 공모 단계부터 브랜드명을 포함하는 방향으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입주 이후 디에이치 브랜드를 제외하는 방식의 단지명 재변경 가능성도 거론된다. LH 공공주택 브랜드인 '휴먼시아'를 사용하던 단지들이 입주 후 잇따라 명칭을 바꾼 전례와 유사한 수순이다. 집합건물법상 소유자 3분의 2 이상이 집회 결의를 하면 단지명 변경이 가능하다. 다만 타 브랜드로 교체할 경우 상표권자인 건설사의 동의와 관할 지자체 심의를 거쳐야 한다. 서울시가 2024년 발간한 '새로 쓰는 공동주택 이름 길라잡이'에 따르면 단지명 변경을 위해서는 대표회의 의결과 주민 선호도 조사, 건설사 협의 등 다단계 절차가 필요하다.
건설업계는 이 같은 흐름에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하이엔드 브랜드를 통해 일반 브랜드와의 차별화를 도모했으나, 입주민들이 이마저도 독자적인 이름으로 교체하려는 수요가 커지면서 시공사와 조합 간 합의점을 찾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인식이다. 단지명이 사업 추진 과정에서 양측의 협의를 거쳐 결정되는 만큼, 입주 후 실제 브랜드가 변경되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는 점도 지적된다.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는 총 5007가구 규모로, 이 가운데 1832가구가 오는 11월 일반분양으로 시장에 나온다. 단지 규모와 입지, 분양가 경쟁력을 두루 갖춘 이 단지의 이름이 9일 총회에서 최종 결정되면, 청약 흥행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