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14일 장중 6000포인트를 재돌파하며 42일 만에 '육천피'를 회복했다. 미국과 이란의 2차 대면 협상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위험자산 투자 심리가 빠르게 회복된 결과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54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92.48포인트(3.31%) 오른 6001.10을 기록했다. 지수는 이날 2%대 강세로 출발해 단숨에 5900선을 넘어선 뒤 6000선 고지까지 돌파했다. 코스피가 장중 6000선을 웃돈 것은 미·이란 갈등이 본격화한 직후 첫 거래일이었던 지난 3월 3일(6165.15) 이후 처음이다.
상승세를 주도한 것은 반도체주다. SK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8%가량 오른 112만2000원에 거래되며 지난 2월 26일 기록한 전고점(111만7000원)을 넘어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오는 23일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한 달 전보다 5조원가량 상향된 34조1565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3.86%), 삼성전자 우선주(2.89%), SK스퀘어(8.10%)도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자동차주에서는 현대차(3.97%)와 기아(1.76%)가 나란히 올랐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0.98%)와 삼성바이오로직스(-0.06%)는 소폭 하락에 그쳤다.
수급 측면에서도 매수세가 뚜렷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304억원, 3955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뒷받침했다. 개인은 홀로 8721억원을 순매도하며 차익을 실현하는 모습이었다.
시장의 시선은 미·이란 협상 향방에 쏠려 있다.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미 대표단과 이란 지도부 간의 비공식 접촉이 지속되고 있으며, 이르면 이번 주말 2차 대면 협상 가능성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주말 휴전 협상 결렬 소식에 코스피가 5808선까지 밀렸던 것과 달리, 협상 재개 기대감이 반등의 발판이 됐다. 국제유가는 장중 100달러를 넘어섰다가 상승 폭을 줄이는 제한적 흐름을 보였고, 간밤 뉴욕 증시도 위험 회피 심리가 완화되면서 3대 지수 모두 강세로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협상 국면이 이어지는 한 증시 급락 재연 가능성은 낮다고 보면서도 경계감을 늦추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대한 경계는 유지하되, 과도한 위험 회피 심리로 확산되지는 않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협상 완전 결렬 같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하지 않는 이상, 외국인 대규모 순매도에서 연쇄 급락으로 이어지는 사태가 재연될 여지는 낮다"고 내다봤다.
코스닥지수는 같은 시각 전일 대비 24.96포인트(2.27%) 오른 1124.80을 기록하며 코스피와 함께 동반 강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