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공급 확대 떠안은 LH…영업손실 6413억, 918억 당기순손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2009년 통합 출범 이후 처음으로 순손실을 기록하며 재무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공공임대 확대 등 정책 부담이 가중되는 반면, 수익 기반은 꾸준히 약화되면서 구조적 적자가 고착화되는 양상이다.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알리오)에 등재된 LH의 2025 회계연도 결산(안)에 따르면, 지난해 LH의 매출액은 13조 5574억 원, 영업손실은 6413억 원으로 나타났다. 영업손실은 전년 4721억 원 대비 35.8% 늘어난 수치다.

당기순손실은 918억 원으로, 전년도 7608억 원 순이익에서 적자로 전환됐다. LH가 순손실을 낸 것은 통합 출범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공공 공급 확대 떠안은 LH…영업손실 6413억, 918억 당기순손실
ⓒ LH 한국토지주택공사

재무 부담의 배경에는 정부 주도의 공공사업 확대가 자리한다. 공공임대·매입임대 등 만성 적자 구조의 주거복지 사업에 더해, 3기 신도시 조성과 전세사기 피해주택 매입, 미분양 주택 인수 등 추가 부담이 겹친 결과다. 자산 규모는 1년 새 9조 6157억 원 불어나 248조 9012억 원에 달했지만, 수익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는 구조다.

부채 증가 속도도 심상치 않다. 2022년 146조 6172억 원이던 부채는 2023년 152조 8473억 원, 2024년 160조 1055억 원에 이어 2025년 173조 6567억 원으로 불어났다. 당초 예상치보다 약 3조 6500억 원 많은 수준이다.

LH 관계자는 "임대주택 사업에서 손실이 누적되는 반면, 이를 메울 토지·주택 분양이익은 공사비 상승 등으로 줄어들었다"며 "사업관리 강화와 원가 절감을 통한 재무 개선 노력을 이어가면서 주택 공급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핵심 수익원이던 택지 매각도 사실상 막혔다. 정부 정책에 따라 아파트 용지 매각 설명회가 중단되는 등 재원 조달 여건이 크게 위축됐다. 여기에 건설경기 침체까지 겹쳐 상업용지 수요가 줄고 공사비가 오르면서 토지 매수자의 연체와 계약 해지가 잇따르고 있다.

연체 규모는 2022년 3조 9000억 원에서 2023~2024년 6조 원대로 급증했고, 해약 규모도 2022년 4000억 원에서 2024~2025년 6조 2000억 원 수준으로 치솟았다. 토지 매출액은 2022년 12조 원에서 2023년 6조 6000억 원으로 반토막 난 뒤 2024년 7조 1000억 원, 2025년 7조 3000억 원에 머물며 회복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LH의 공급 역할은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 올해는 5만 2000가구 규모의 공공주택 착공을 추진하며, 이를 위해 공공기관 사상 최대 규모인 17조 9000억 원의 공사·용역 발주를 계획하고 있다. 자금 부족을 메우기 위해 공사채 발행 한도도 역대 최대인 20조 원으로 늘렸다. 직전보다 5조 원 확대된 규모다.

근본적인 재원 조달 방안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정부가 공공분양보다 임대주택 확대에 방점을 두고 있어 수익성 개선 여지도 제한적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왜 임대주택을 자꾸 분양해서 팔아치우느냐"며 "장기 임대주택조차 언젠가 분양될 것이라는 기대가 깔려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공공임대주택은 구조적으로 수익을 내기 어려운 데다 연간 유지·관리 비용만 1조 원 이상 들어간다. 임대 부문 손실은 2022년 1조 9000억 원에서 2023년 2조 2000억 원, 2024년 2조 5000억 원, 2025년 2조 7000억 원으로 해마다 불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LH 개혁 과정에서 공공성만 앞세울 경우 손실 확대를 피하기 어렵다며, 수익성과의 균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그간 LH는 토지 매각 수익으로 손실을 보전해왔는데, 이 구조가 막히면서 손실이 쌓이고 있다"며 "공공성만 강조하다 보면 재무 악화가 더 심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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