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 누적 상승률 서울 1위…길음·청량리 국평 20억 줄줄이 돌파

대출 한도 규제와 치솟는 전월세 부담을 피해 서울 외곽 동북권으로 향하는 실수요가 집값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올해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 1위를 기록 중인 성북구를 중심으로, 길음동과 동대문구 청량리 일대 신축 단지 전용 84㎡가 잇따라 20억원 선을 넘어서고 있다.

성북구 누적 상승률 서울 1위…길음·청량리 국평 20억 줄줄이 돌파
ⓒ 동대문구 이문동 이문아이파크자이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9월 넷째 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성북구의 올해 누적 상승률은 14.87%로 서울 전체에서 가장 높다. 같은 기간 동대문구도 11.42% 올랐다. 서울 평균 상승률이 0.09%를 기록하는 동안 성북구와 동대문구는 각각 0.36% 올라 서대문구(0.41%)에 이은 공동 2위에 자리했다. 서울 전체 아파트값 상승폭이 전주(0.13%)보다 둔화한 것과는 대조적인 흐름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서 확인되는 거래 내역은 이 같은 지표를 구체적으로 뒷받침한다. 성북구 길음동 '롯데캐슬클라시아' 전용 84㎡는 지난달 15일 19억3000만원(26층)에 손바뀜됐다. 올해 1월 같은 면적이 16억7000만원(27층)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8개월 사이 2억6000만원이 뛰었다. 인근 '래미안길음센터피스' 전용 84㎡ 역시 1월 17억2000만원(33층)에서 7월 20억원(15층)으로 6개월 만에 2억8000만원 상승했다.

동대문구 쪽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문동 '이문아이파크자이' 전용 84㎡ 입주권은 지난 8월 20억6000만원(15층)에 거래되면서 연초(1월·17억1000만원)보다 3억5000만원 올랐다. 전농동 '청량리역롯데캐슬 SKY-L65' 전용 84㎡는 지난 7월 21억4000만원(43층)을 찍었다. 올해 1월 같은 층 거래가 18억6000만원과 견주면 2억8000만원 높아진 수치다. 청량리 일대는 이미 강북 최고 수준의 주거지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가 나올 만큼 신축 단지 중심으로 가격 재편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현지 중개 시장에서도 변화를 체감하는 분위기다. 길음동 일대 공인중개업소에서는 "최근 3~4개월 사이 가격이 상당히 올라 당시보다 호가가 6000만원에서 1억원가량 높아진 상태"라는 말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국평 20억 거래가 업계 예상보다 빠르게 잇따르고 있어 놀라는 분위기"라고 전하기도 한다.

반면 고가 아파트 밀집 지역의 흐름은 다르다. 9월 넷째 주 강남구(-0.56%), 서초구(-0.33%), 송파구(-0.19%), 용산구(-0.01%) 등은 일제히 하락했다. 강남권과 동북권의 온도 차가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수요 이동의 배경으로 대출 규제와 주거비 상승의 복합 작용을 꼽는다. 대출 한도 안에서 주택을 마련할 수 있는 지역을 찾는 수요가 늘어난 데다, 전월세 부담이 커지면서 기존 아파트 매수로 눈을 돌리는 수요까지 가세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높아진 분양가가 기존 아파트 시세를 밀어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신축 아파트값 상승이 준신축과 구축으로 번지는 연쇄 효과도 주목하고 있다. 신축 가격이 오르면서 대출 가능 범위 안에서 매수 결정을 서두르는 수요가 준신축과 구축으로 이어지고, 해당 지역 가격을 빠르게 끌어올리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무주택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부담이 서울 전역에 걸쳐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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