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 10쌍 중 3쌍은 '억대 고가 주택' 보유…나머지는 무주택

서울에서 집을 보유한 신혼부부 수는 10년 새 절반 가까이 줄었지만, 공시가격 6억원을 넘는 고가 주택을 소유한 부부의 비중은 오히려 세 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 자산의 양극화가 결혼 초기부터 뚜렷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신혼 10쌍 중 3쌍은 '억대 고가 주택' 보유…나머지는 무주택
ⓒ 연합뉴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4년 신혼부부 통계 결과'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서울에 거주하는 유주택 초혼 신혼부부는 4만8989쌍이다. 이 가운데 보유 주택의 공시가격 합계가 6억원을 초과하는 부부는 1만5368쌍으로, 전체 서울 유주택 신혼부부의 31.4%를 차지했다. 공시가 6억원은 공동주택 현실화율(69%)을 역산하면 시세 기준으로 8억원대 후반에 해당한다.

고가 주택 보유 비중은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5년(5.9%)과 비교하면 5.3배 수준으로 높아진 것이다. 2021년에는 40.6%까지 치솟았다가 부동산 조정기인 2022년 27.0%로 내려앉은 뒤, 2023년 27.8%, 2024년 31.4%로 2년 연속 반등했다.

반면 전체 서울 유주택 신혼부부 규모는 같은 기간 급격히 축소됐다. 2015년 8만8500쌍이었던 유주택 신혼부부 수는 2024년 4만8989쌍으로 44.6% 감소했다. 공시가 3억원 이하 주택을 보유한 부부는 6만3290쌍에서 1만4761쌍으로 76.7%나 급감했다. 반면 6억원 초과 주택 보유 부부 수는 같은 기간 5254쌍에서 약 3배로 늘었다. 집을 가진 신혼부부 안에서도 '있는 집'과 '없는 집' 사이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전국으로 시야를 넓히면 서울의 편중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2024년 전국 유주택 신혼부부 가운데 공시가 6억원 초과 주택을 보유한 비율은 9.3%에 그쳤다. 세종(10.9%)을 제외한 나머지 15개 시·도는 모두 한 자릿수대에 머물렀다. 서울의 31.4%는 전국 평균을 3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서울 유주택 신혼부부의 85.6%는 1주택자였으며, 이들 대부분이 결혼과 동시에 고가 주택 시장에 편입되거나 아예 내 집 마련을 포기하는 양극단으로 나뉘는 구조다.

서울 거주 신혼부부 자체도 줄어드는 추세다. 2024년 전국 초혼 신혼부부(75만6358쌍) 가운데 서울 거주 비중은 19.0%(14만3820쌍)로, 유주택 신혼부부만 놓고 보면 15.2%(4만8989쌍)였다. 두 수치 모두 2015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집값이 급등하면서 신혼부부들이 서울 바깥으로 밀려나거나 아예 결혼 자체를 미루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집을 마련한 신혼부부들의 빚 부담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초혼 신혼부부의 대출잔액 중앙값은 2024년 기준 1억7900만원으로 전년 대비 5.0% 늘었다. 연평균 소득(7629만원)의 약 2.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특히 3억원 이상 고액 대출 비중이 2016년 5.3%에서 2024년 24.0%로 급증한 반면, 1000만원 미만 소액 대출 비중은 같은 기간 8.8%에서 4.6%로 쪼그라들었다. 대출 구조 자체가 소액 다수에서 고액 소수로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올해 7월과 8월 기준금리를 연속 인상해 3.0%까지 끌어올리면서 고액 대출을 안고 있는 신혼부부들의 이자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집을 장만한 신혼부부와 그렇지 못한 신혼부부 사이의 자산 격차는 결혼 출발선에서부터 이미 벌어지고 있으며, 금리 상승 국면이 지속될수록 그 간극은 더 넓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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