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신규 공급 절벽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이 전년 대비 30% 이상 줄어든 상황에서, 이달 가을 분양 성수기를 맞아 전국 곳곳에서 대단지 분양이 쏟아지고 있지만 서울 몫은 전국의 1%대에 불과한 491가구에 그치고 있다.
3일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이달 전국에서 총 4만4572가구(임대 포함, 오피스텔 제외)가 공급되며 이 중 일반분양 물량은 3만5448가구로 집계됐다. 지난달(1만6698가구)보다 112% 늘었고, 추석 황금 연휴로 공급 일정이 조정됐던 지난해 같은 달(8263가구)과 비교하면 무려 329%나 많은 수준이다.
물량은 수도권에 집중됐다. 전체 일반분양 가운데 약 60%(2만1322가구)가 수도권에서 공급되며, 경기도가 1만5028가구(42.39%)로 전국 최다를 기록했다. 인천이 5803가구(16.37%)로 뒤를 이어, 두 지역의 합산 비중만 전국의 약 59%에 이른다.
문제는 서울이다. 수도권 전체 공급이 크게 늘었음에도 서울의 일반분양은 491가구(1.39%)에 그쳐 실질적인 '공급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사실상 서울 내 신규 공급의 유일한 통로인데, 각종 규제와 공사비 급등에 따른 착공 지연이 겹치면서 분양 일정 자체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이 전년 대비 30% 이상 줄어드는 등 공급 부족은 단기 현상이 아니라는 점에서 수요자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방에서는 부산이 3487가구(9.84%)로 최다 공급 지역에 오른다. 충남 2976가구(8.40%), 충북 2663가구(7.51%), 경남 1963가구(5.54%), 전남·광주 1560가구(4.40%), 대전 673가구(1.90%), 강원 332가구(0.94%), 대구 314가구(0.89%), 울산 158가구(0.45%) 순으로 뒤를 잇는다.
수도권에서는 경기와 인천을 중심으로 1000가구 이상 대단지 분양이 잇따른다. 반도건설은 인천 계양구 동양동 일원 '계양신도시 카이브 유보라'(전용 84~93㎡, 1110가구)를 분양하며, 인천 도시철도 1호선 박촌역 인접 단지다. 포스코이앤씨는 경기 화성시 반송동 일원 '아크메르 동탄'(전용 84~188㎡, 1808가구)을 선보인다. 단지 지하와 건설 예정인 동탄인덕원선 반송역을 직결 통로로 연결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롯데건설은 경기 광주시 쌍령동 '경기광주역 롯데캐슬 시그니처 2단지'(전용 59~246㎡, 1249가구)를 공급한다. 민간공원조성 특례사업으로 약 51만㎡ 규모의 쌍령공원과 맞닿아 있다.
지방에서도 2000가구에 육박하는 대단지가 분양 채비를 마쳤다. IPARK현대산업개발은 광주 동구 학동 일원 '아이파크 무등산 스카이포레'에서 전용 59~135㎡ 1387가구를 일반분양하며 광주 도시철도 1호선 남광주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한성건설은 충남 아산시 배방읍 '천안아산역 그랑시티 필하우스'(전용 84·103㎡, 1380가구)를 공급한다. KTX 천안아산역 및 수도권 전철 1호선 아산역 생활권으로, 삼성디스플레이시티·삼성전자 온양캠퍼스·삼성SDI 등 산업시설 배후 수요가 탄탄한 입지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경남 거제시 옥포동 일원 '힐스테이트 거제시그니처'(전용 84~165㎡, 1963가구)를 내놓는다.
업계에서는 전국 분양 물량은 크게 늘었지만 지역별 공급 편차가 극심한 만큼, 수요자들이 희망 지역의 분양가와 입지·교통 여건을 꼼꼼히 따져 선별 청약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서울 내 공급이 제한적인 상황이 당분간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경기·인천 등 수도권 인근 대단지로 수요가 분산될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