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기다릴 시간 없다"…정부, 전월세난에 비아파트 11만 가구 공급·PF 지원 패키지 총동원

정부가 1인 가구 증가와 전월세난 심화에 대응해 도시형생활주택과 프리미엄 원룸·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공급 확대에 나선다. PF 위기와 공사비 급등으로 막힌 착공을 재개하기 위해 규제를 완화하고 비아파트 전용 PF·분양보증과 기금대출까지 지원하는 '공급·금융 패키지'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아파트 기다릴 시간 없다"…정부, 전월세난에 비아파트 11만 가구 공급·PF 지원 패키지 총동원
ⓒ뉴스1

국토교통부는 26일 2026~2027년 수도권에서 비아파트 4만 1000가구, 2030년까지 총 11만 가구를 공급하고, 인허가만 받은 채 멈춰 있는 아파트 10만 가구의 조기 착공을 지원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도시형생활주택의 세대수·층수·일조·주차 규제를 완화하는 한편, 공실 상가와 오피스를 프리미엄 원룸·오피스텔로 전환하는 사업자에게는 기금대출과 PF·분양보증 특례를 제공한다.

이번 대책에서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공급 속도다. 아파트는 착공 이후 입주까지 통상 3년 이상이 소요되지만, 비아파트는 공사 기간이 짧아 전월세 수급 불균형을 빠르게 해소할 수 있는 수단으로 꼽힌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최근 3년간 비아파트 착공이 장기 평균의 30%에도 못 미치는 상황에서 도심 전월세 공급 공백을 줄이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며 비아파트가 단기 수급 조정에 유용한 수단이라고 평가했다.

금융 지원도 구체화됐다. 도시형생활주택 사업자대출 한도를 전용 60㎡ 이하는 1억 1000만 원, 60~85㎡는 1억 2000만 원으로 상향하고, 금리는 3.4~3.6% 수준으로 낮춰 건축비의 약 60%를 저금리로 조달할 수 있도록 했다. 시중 건설금융 금리(연 5~7%)보다 2~3%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비아파트 전용 PF·분양보증 특례도 새로 도입해 대지비·자기자본 요건을 완화하고 보증료를 최대 45%까지 할인한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토지비 지원과 PF 보증 강화는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 건설사의 초기 부담을 크게 줄여 사업 참여를 이끌 유인이 된다"며 "공정률에 따라 분할 지급하는 구조는 현금흐름 개선과 공사 중단 리스크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전국 1인 가구 비중이 35%를 넘고 서울은 40% 안팎에 달하는 현실을 감안해, 도시형생활주택과 프리미엄 원룸·오피스텔을 1인 가구와 청년·고령층을 겨냥한 보완 주거 수단으로 규정했다. 도시형생활주택의 경우 최대 85㎡까지 허용해 3~4인 가구도 수용할 수 있는 평형 구성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장우철 국토부 주택정책관은 "이번 대책은 9·7 대책의 135만 가구 착공 목표를 보완하는 조치"라며 "일회성 발표에 그치지 않고 실적을 주기적으로 점검해 보완책을 반복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만만치 않다. 정부가 제시한 2년간 4만 1000가구 목표는 최근 2년 서울 비아파트 연평균 착공 실적(2023년 6304가구, 2024년 4597가구)의 7배를 훌쩍 넘는 수치다. 규제·금융 지원만으로는 단기간 달성이 쉽지 않다는 회의론이 제기되는 이유다.

도시형생활주택 규제 완화가 일조권 침해, 주차난 가중, 도심 과밀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사업성을 앞세운 10~20평대 소형 위주 공급이 집중될 경우 3~4인 가족을 위한 중대형 주택 공급은 위축되고, 특정 지역이 '원룸촌'으로 변하면서 주민공동시설 부족과 커뮤니티 약화 등 주거환경 질 저하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부분 매입, 선 착공·후 원가검증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가 사후 정산 과정에서 공사비 산정 갈등이나 공공 재무 부담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수도권에 집중된 공급·금융 지원이 지방 인구 유출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장 정책관은 "수도권·지방 격차와 지방 미분양 대책은 별도 장기 과제로 추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결국 이번 비아파트 대책이 전월세난의 실질적 처방전이 될지, 아니면 또 다른 부담으로 돌아올지는 소형 쏠림 방지와 주거환경 질 관리, 공공 재무 건전성, 지역 균형을 어떻게 동시에 풀어가느냐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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