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못 견딘 실수요자들, 대출규제 피해 경기 접경지로…부천 매입 1년새 2배

서울 아파트값이 고공행진하는 가운데 대출 규제로 매수 문턱까지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경기도 접경지역으로 실수요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광명 집값이 가파르게 뛰면서 인접한 부천으로 매수세가 옮겨붙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경기도 아파트 매수 거래 중 서울 거주자의 거래 건수는 6862건으로 전년 동기 4313건 대비 59.1% 늘었다. 전체 매매 거래에서 서울 거주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12.6%에서 15.5%로 확대됐다. 서울 3분위 평균 아파트값이 12억원을 넘어선 데다 15억원 이상 아파트는 담보대출 한도가 최대 6억원으로 묶이면서, 자금 조달이 상대적으로 수월한 서울 외곽으로 수요가 흘러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올 1분기 서울 거주자 매수 비중이 전년 대비 크게 뛴 지역으로는 광명(28.8%→38.6%), 하남(23.6%→37.5%), 구리(21.3%→36.4%), 남양주(20.8%→25.2%), 부천(16.8%→20.6%) 등이 꼽힌다.

이런 흐름 속에서 부천의 변화 폭이 두드러진다. 11일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가 한국부동산원 월간 아파트 매매 거래량을 집계한 결과 올해 1~5월 서울 거주자의 부천 아파트 매입은 77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58건)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이 기간 부천에서 거래된 아파트 5가구 중 1가구(20.0%)를 서울 사람이 사들였는데, 이는 경기 전체 평균(15.6%)보다 4.4%포인트 높은 수치다.

서울 집값 못 견딘 실수요자들, 대출규제 피해 경기 접경지로…부천 매입 1년새 2배
ⓒ부천 아파트 전경

서울 수요자가 부천을 택한 배경에는 인접한 광명과의 가격 격차가 자리한다. 부천 남동쪽과 맞닿은 광명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올해 들어 이달 6일 기준까지 9.98% 올라 같은 기간 부천 상승률(1.81%)의 5배를 웃돌았다. 이는 화성 동탄을 제외하면 수도권에서 안양 동안구(10.68%), 용인 수지구(10.20%)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반면 부천은 서울 지하철 1호선과 7호선, 서해선으로 여의도·마곡·가산·구로디지털단지·용산 등 서울 주요 업무지구에 닿을 수 있어, 서울 생활권을 유지하면서도 대출·세제 규제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대체지로 꼽힌다.

서울발 수요가 몰리는 반면 이를 받아낼 신축 물량은 넉넉지 않다. 부동산R114 집계에 따르면 올해 기준 부천에서 입주 10년 이내 아파트는 2만7980가구로 전체의 18.1%에 그쳐 경기 평균 신축 비중(29.5%)을 크게 밑돈다. 이런 희소성은 청약 성적으로도 확인된다. 지난 2월 분양한 '쌍용 더 플래티넘 온수역'은 일반공급 109가구 모집에 1순위 청약이 1317건 몰려 평균 12.08대 1의 경쟁률로 마감했는데, 기타지역 접수 건수(925건)가 부천 해당지역 접수(392건)를 크게 웃돌아 외부 수요의 관심을 드러냈다.

신축 갈증이 이어지는 만큼 관심은 대규모 정비사업이 진행 중인 역세권 신규 단지로 쏠린다. 오는 8월 소사역 인근에서는 두산건설과 쌍용건설 컨소시엄이 최고 49층, 7개 동, 총 2008가구(아파트 1728가구·오피스텔 280실) 규모의 주거복합단지 '부천 소사본1-1구역(가칭)'을 공급할 예정이다. 소사역 반경 1㎞ 내에는 앞으로 약 7000가구 규모의 주거단지가 조성되며, 소사·부천·역곡역 주변 사업을 모두 더하면 1만2000여가구에 달할 전망이다.

부동산인포 관계자는 "정비사업 특성상 실제 입주까지 오랜 기간이 소요돼 부천 내 신축 아파트 희소성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라며 "서울 접근성이 뛰어난 역세권 위주 대단지 브랜드 신축이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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