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가능 마지노선' 15억 벽 뚫린 은평…서북권 중간가 단지마저 신고가

주택담보대출 최대 한도 6억원이 적용되는 15억원 이하 아파트로 매수 수요가 몰리면서, 역설적으로 그 문턱 바로 아래에 머물던 서울 은평구 일대 국민평형(전용 84㎡) 아파트값이 잇따라 15억원 선을 돌파하고 있다. KB시세 기준 15억원을 초과하면 주담대 6억원 한도 적용에서 제외되다 보니, '대출 가능 단지'를 찾는 수요가 집중되고 집값을 밀어올리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대출 가능 마지노선' 15억 벽 뚫린 은평…서북권 중간가 단지마저 신고가
ⓒ 헤럴드경제

이 같은 흐름은 수치로도 뚜렷이 확인된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다섯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은평구의 올해 매매가격지수 누적 변동률은 5.39%에 달했다. 지난해 연간 변동률이 0.79%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상승 속도가 크게 빨라졌다. KB부동산 월간 통계에서도 은평구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04.9(올해 1월=100 기준)로 2022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2024년 6월 95.6까지 내려갔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2년 사이 분위기가 완전히 뒤바뀌었다. 단위 면적당 평균 매매가도 6월 들어 처음으로 ㎡당 1200만원을 넘어섰다.

개별 단지의 신고가 행진도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녹번동 '힐스테이트녹번' 84㎡는 이달 1일 19층이 15억3000만원에 거래되며 단지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썼다. 이 단지 같은 평형은 부동산 호황기였던 2021년 12월에 14억5000만원(16층)이 최고였고, 이후 시장 침체기에는 8억원대까지 가격이 빠졌었다. 약 5년 만에 전 고점을 넘어선 셈이다. 응암동 '녹번역e편한세상캐슬' 84㎡ 역시 지난 5월 22일 15억3800만원(18층)에 손바뀜됐고, 지난달 22일에도 15억2000만원에 재차 거래되며 15억원대 시세를 굳혀가고 있다. 디지털미디어시티역 인근 수색·증산 생활권을 제외하면 은평구 북부권 주요 단지에서 국민평형이 15억원을 넘어선 첫 사례다.

수요층도 다양해지고 있다. 기존에는 주담대를 최대한 활용하려는 신혼부부나 30~40대 실수요자가 15억원 이하 단지를 집중적으로 찾았다면, 최근에는 세 부담이 커진 다주택자나 자산이 큰 중장년층이 고가 단지를 매각하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단지로 이동하는 '다운사이징' 수요까지 합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주택시장이 전방위적으로 상승 압력을 받으면서, 노도강 같은 서울 외곽은 물론 은평·강서·성동 등 중간 가격대에 머물렀던 지역에서도 국민평형 15억원 돌파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존 단지 가격이 오르자 정비사업 예정지 시세도 덩달아 들썩이고 있다. 오는 10월 입주를 앞둔 대조동 '힐스테이트메디알레'는 지난 5월 28일 일반분양분 전매제한이 해제된 이후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84㎡ 입주권이 지난 5월 30일 15억8915만원(16층)에 팔렸고, 74㎡도 지난달 14억1025만원(18층)에 거래됐다. 74㎡ 기준 지난해 5월 일반분양 최고 분양가가 13억7820만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웃돈이 붙은 것이다.

강북 최대 정비사업장으로 꼽히는 갈현1구역도 주목을 받고 있다. 지하철 3·6호선과 GTX-A가 경유하는 연신내역 인근에 총 4467가구 규모로 조성되는 이 재개발지는 지난해 12월 착공에 들어간 데 이어, 올해 5월 서울시 정비사업 통합심의까지 통과하면서 사업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이번 심의를 거쳐 용적률이 기존 234%에서 249%로 높아지면서 당초 계획 대비 327가구가 늘어난 4467가구 규모로 확대됐다. 업계에서는 원자재·공사비 상승세와 은평구 신축 단지 실거래가 상승을 고려할 때, 갈현1구역 일반분양가가 힐스테이트메디알레보다 10% 가량 높게 책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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