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로 묶어도 안 잡히는 경기 남부…반도체 벨트가 이끄는 상승세

정부가 지난달 30일 화성 동탄구와 용인 기흥구, 구리시를 규제지역과 투기과열지구,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새로 지정했다. 하지만 이 조치 직후인 3일 부동산114가 내놓은 7월 첫째 주 통계에서 경기 아파트값은 오히려 전국에서 가장 가파르게 올랐다. 전주 대비 0.27% 상승해 전국 시도 가운데 상승률 1위를 기록했고, 같은 기간 전국은 0.19%, 서울은 0.21% 상승했다.

규제로 묶어도 안 잡히는 경기 남부…반도체 벨트가 이끄는 상승세
ⓒ부동산114

다만 이번 조사는 규제 지정 직전인 6월 30일 이전 거래를 반영한 결과여서, 실제 규제 효과는 다음 주 통계부터 본격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데도 시장의 시선이 쏠리는 이유는 경기 남부권 상승세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반도체 산업을 축으로 한 구조적 흐름에 가깝다는 분석 때문이다.

화성 동탄구는 삼성전자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성 기대감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개통, 트램 추진 등 개발 호재를 등에 업고 이번 주 1.46% 올라 전국 최고 상승률을 이어갔다. 올해 들어 누적 매매가격지수 상승률도 13%대로 전국 시·군·구 가운데 가장 높다. 용인 기흥구와 구리시 역시 각각 0.39%, 0.30% 올라 상승세를 함께했다.

이런 상승세는 인접 지역으로 옮겨붙는 양상이다. 동탄 집값이 단기간 부담스러운 수준까지 오르자 수요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신축이 몰린 수원 영통구와 성남 중원·분당구 등으로 확산했고, 일부는 서울 송파·강동 등 상급지로 갈아타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대출 규제와 취득세 부담을 고려하면 과거처럼 특정 지역에 국한된 급격한 풍선효과가 재연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도 있다.

실제로 지난달 경기도에서 전년 동월 대비 아파트값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5개 지역은 모두 경기 남부에 몰렸다. 성남시가 19%로 가장 많이 올랐고, 광명시(18.02%), 하남시(16.03%), 안양시(13.66%), 용인시(11.75%)가 뒤를 이어 경기도 평균 상승률(8.04%)의 두 배를 웃돌았다. 최근 1년간 매매거래량 역시 용인시(1만8635건)와 화성시(1만8196건), 수원시(1만8195건)가 최상위권을 차지해 실수요 기반이 탄탄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청약시장에서도 이런 열기가 확인된다. 지난 1월 분양한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더샵 분당센트로'는 40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2052명이 몰려 평균 51.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3월 공급된 수원시 장안구 영화동 '두산위브 더센트럴 수원'도 1순위 평균 14.5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비수도권 시장도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5대 광역시는 0.05%, 그 외 지방은 0.06% 각각 올랐고, 지역별로는 경남(0.11%)과 충북(0.10%)의 오름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전국 아파트값은 6월 월간 기준으로도 0.57% 상승해 두 달 연속 오름폭이 확대됐다.

전셋값도 오름세를 이어갔다. 부동산114 조사에서 7월 첫째 주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보다 0.12% 올랐고, 서울은 0.15% 상승해 수도권 전체 상승률(0.15%)을 이끌었다.

관건은 규제 효과가 실제로 나타날지, 그리고 이달 말 발표될 정부의 세제 개편안이다. 정부는 OECD 권고에 따라 보유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진행 중이지만, 취득세와 양도세 등 거래세 개편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매매와 전세, 월세가 동시에 강세를 보이는 지금 같은 국면에서 거래세 조정 없이 보유세만 강화될 경우, 늘어난 세 부담이 매매가격과 전셋값에 다시 전가돼 상승 압력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번 주 인기 글

NEWS

댓글 쓰기

💬 욕설 및 비방, 홍보성 댓글은 사전 통보 없이 삭제됩니다.

다음 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