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밀려난 첫 집 마련 수요, 평촌으로…국평 분양권 17억 돌파

서울 집값과 전셋값이 동반 상승하는 가운데, 신혼부부와 생애 첫 내 집 마련을 노리는 실수요자들이 경기 안양시 동안구 평촌으로 몰리고 있다. 지난 7월 동안구의 생애 첫 부동산 매수인은 1227명으로 전국 최다를 기록했으며, 신축 단지 국민평형(전용 84㎡) 분양권은 17억원을 돌파했다.

서울 밀려난 첫 집 마련 수요, 평촌으로…국평 분양권 17억 돌파
ⓒ 평촌자이퍼스니티 조감도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7월 한 달간 경기 안양시 동안구에서 생애 처음으로 부동산을 취득한 이는 1227명으로 전국 1위였다. 경기 광주시(1037명), 파주시(990명)가 뒤를 이었다. 서울에서 청년 실수요가 집중되던 노원구(616명), 도봉구(243명), 강북구(181명) 세 개 구를 합쳐도 동안구 단독 수치에 훨씬 못 미친다.

수요가 평촌으로 쏠리는 배경에는 서울 접근성과 신축 선호 현상이 맞물린 구조적 흐름이 있다. 동안구는 서울 관악구와 경계를 맞대고 있으며, 지하철 4호선 범계역에서 서울 동작구 사당역까지 21분이면 닿는다. 월곶판교선과 인동선도 현재 공사 중으로, 교통 여건은 앞으로 더 개선될 전망이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분당과 과천 직장인도 오가기 좋은 입지에, 합리적인 가격대와 교통 호재가 겹치면서 사람들이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신축 수요도 뚜렷하다. 평촌신도시 택지지구 밖에 위치한 신축 단지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진입 가격을 형성하고 있어 젊은 층의 발길을 끌고 있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요즘 분위기는 무조건 신축"이라며 "서울에서 마땅한 신축 물건을 구하기 어려운 신혼부부들이 이쪽으로 몰린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지하철도 가깝고 학군도 좋으니 젊은 층 문의가 하루 10통 이상 오지만, 정작 물건이 없어 못 파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처럼 수요가 집중되면서 가격도 빠르게 올랐다. 한국부동산원 기준 올해 들어 8월 3일까지 동안구 아파트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은 11.84%에 달한다. 지난해 6월 기준 전국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으로 꼽히기도 했다. 동안구 대표 단지로 꼽히는 평촌센텀퍼스트 전용 84㎡는 지난 7월 29일 16억3700만원(28층)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약 1년 전인 2025년 8월 같은 평형 5층 거래가(13억2800만원) 대비 3억원 넘게 뛴 수치다. 현재 공사 중인 평촌자이퍼스니티 전용 84㎡ 분양권 역시 이달 6일 17억3000만원에 최고가 계약이 이뤄졌다.

매매가 오르자 전세 시장도 연동하여 상승하고 있다. 지역 공인중개업소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동안 평촌센텀퍼스트 전용 59㎡와 84㎡의 전세가는 각각 4000만~5000만원가량 올랐다. 매매가 신고가를 찍자 집주인들이 임대료 인상에 나섰기 때문이다.

규제 지역임에도 수요는 꺾이지 않고 있다. 동안구는 작년 10.15 부동산 대책 때 규제 지역으로 편입돼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상한이 40%로 적용된다. 12억원 아파트의 경우 담보대출이 최대 4억8000만원으로 제한되지만, 생애 최초 매수자는 최대 6억원까지 받을 수 있어 이를 활용한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꾸준히 지켜보다 가격이 급등하자 대출을 한도 끝까지 당겨 서둘러 계약한 손님도 있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이 신축 선호와 가성비를 동시에 충족하는 지역으로의 수요 재편을 보여준다고 분석한다. 과천·성남·광교 등 동남권 주거지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양호한 기반시설을 갖춘 동안구가 실수요자에게 매력적인 대안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 연장 등 광역교통망이 확충될 경우 서울 집중 수요가 수도권으로 분산돼 실질적인 주거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철 개통 시기가 입주 시기보다 늦어지면서 교통 혜택을 받지 못한 기존 신도시들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역세권 확대와 공급 시기를 함께 고려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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