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한 번 오르면 아파트값 6개월 내 1.2% 빠진다…국토연구원 경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두 달 연속 올리며 연 3% 시대를 연 가운데, 금리가 오를 때마다 주택시장에 가해지는 하방 압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수치로 보여주는 국책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토연구원은 최근 '금리 상승기 주택시장 변동성 분석과 시사점' 국토이슈리포트를 발간하고, 기준금리가 0.25%포인트(p) 오를 때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시차를 두고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분석했다.

서울 시내 부동산 중개업소 매매 매물 안내문
금리 한 번 오르면 아파트값 6개월 내 1.2% 빠진다…국토연구원 경고
ⓒ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보고서의 핵심 분석은 금리 상승기의 '초기 충격 집중' 현상이다. 금리 상승기만을 대상으로 추정하면, 0.25%p 인상 충격에 대한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의 누적 반응은 6개월 뒤 –1.2%, 12개월 뒤 –1.1%, 24개월 뒤 –0.9%로 나타났다. 시간이 지날수록 하락 폭이 오히려 줄어드는 구조다. 반면 금리 상승·하락 국면을 구분하지 않은 전체 기간에서는 같은 금리 인상에 대해 6개월 뒤 –0.5%, 12개월 뒤 –0.9%, 24개월 뒤 –1.2%로 장기에 걸쳐 하락 폭이 점점 커지는 양상을 보였다.

이는 금리 인상기에는 시장 참여자들이 금리 충격을 비교적 빠르게 반영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금리 인하기에는 0.25%p 하락 시 전국 아파트값이 6개월 뒤 0.6%, 12개월 뒤 1.2%, 24개월 뒤 1.7%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돼, 금리 변화 방향에 따라 주택시장 반응의 속도와 지속기간이 뚜렷하게 다르게 나타났다.

이 같은 분석 결과는 현재 통화정책 기조와 맞물려 주목된다. 한국은행은 지난 8월 27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연 2.75%에서 0.25%p 올린 연 3%로 결정했다. 7월에 이어 두 차례 연속 인상이다. 연구진은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경우 주택 가격 하락과 함께 차주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고, 연체 가능성도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보고서는 현재 주택시장의 자금 구조가 단순히 대출 규제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는 점을 함께 짚었다. 서울 주택 매입 자금의 조달 구성을 보면, 금융기관 대출 비중은 2021~2022년 15.7%에서 2023~2025년 22.6%, 2026년 1~4월 23.6%로 꾸준히 높아졌다. 그러나 같은 기간 주식·채권 매각대금과 증여·상속 비중도 각각 3.4%·3.7%에서 6.6%·6.4%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부동산 처분대금 역시 2021~2022년 대비 5.0%p 늘었다.

연구진은 "금리와 시중 유동성은 상호 밀접하게 연관돼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친다"며 "금리 경로와 함께 유동성 흐름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주택시장으로 유입되는 자금의 규모와 경로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특정 자금조달 경로를 통한 과도한 유동성 유입이 시장 변동성을 키우지 않도록 관리가 필요하며, 금리와 유동성 국면을 함께 판단할 수 있는 지표를 정기적으로 마련하고 통화·금융·주택 당국 간 정보 공유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보고서는 박진백 부연구위원·박천규 토지주택건설연구본부장·전성제 부동산시장정책연구센터장이 공동 작성했다. 연구진은 "최근 금리 인상이 재개된 만큼 주택시장에 대한 점검 필요성이 확대됐다"고 발간 취지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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