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하반기까지 전세 강세"…수도권 부동산 긴장감 고조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이미 7%대 후반의 누적 상승률을 기록한 가운데, 부동산 전문가 대다수는 이 같은 오름세가 연말은 물론 내년 이후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공급 부족과 실거주 의무 강화에 따른 임대 매물 감소가 맞물리면서 전세난이 매매시장까지 자극하는 연쇄 상승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서울 용산구 남산에서 내려다본 아파트 전경
ⓒ 머니투데이

한국경제신문이 지난 20~23일 학계와 금융권, 건설·시행업계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추석 이후 부동산시장 전망' 설문에서는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연말까지 3~4% 오를 것이라는 응답이 48%로 가장 많았다. 5% 이상 상승을 점친 비율도 19%에 달했으며, 1~2%대를 예상한 응답은 32%였다. 사실상 응답자 99%가 상승을 예상한 것이다. 수도권 전체로 넓혀봐도 92%가 오를 것으로 봤고, 이 가운데 47%는 3% 이상의 상승을 전망했다.

주목되는 점은 이 상승세가 단기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압도적이라는 사실이다. 서울 전셋값 상승을 예상한 전문가 99명 중 절반에 가까운 45.5%는 오름세가 내년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봤고, 34.3%는 2028년 이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전문가 10명 중 8명꼴로 적어도 내년 하반기까지는 상승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결론이다. 별도로 머니투데이가 추석 전 부동산 전문가 10명을 긴급 설문한 결과에서도 전원이 향후 1년간 서울 아파트 전셋값과 월세가 동반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으며, 일부는 두 자릿수 상승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전문가들이 이처럼 장기 상승을 전망하는 핵심 배경은 임대 매물의 구조적 감소다. 한국경제신문 설문에서 전셋값 상승 원인을 묻자 응답자의 81.2%가 '실거주 강화 정책에 따른 임대 물건 감소'를 꼽았다. 입주 물량 감소(65.7%), 매매가 상승에 따른 전세 전환 수요 증가(27.6%)가 그 뒤를 이었다. 실제 올해 1~7월 서울 아파트 준공 물량은 1만7603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7% 급감했으며,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은 8월 7263건으로 전월 대비 18% 줄었다. 갱신계약 비중이 58.9%로 전년 동기 대비 15.2%포인트 높아지면서 신규 전세 물건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결과다. 정부가 지난해 '10·15 부동산 대책'을 통해 서울 전역과 경기 일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고 매수 주택에 최소 2년의 실거주 의무를 부과한 것도 임대 물건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세난은 매매시장에도 불을 지피고 있다. 임차 비용이 치솟자 일부 세입자들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외곽·중저가 아파트 매수로 전환하는 이른바 '생존 매수'가 늘고 있어서다. 한국경제신문 설문에서 수도권 매매가 상승을 예상한 전문가 86명 중 61.6%는 그 원인으로 '전·월세 가격 상승'을 꼽았다. 신규 주택 공급 부족(88.4%)에 이은 두 번째 응답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서울 임대차시장의 가격 불안이 지속되자 임차인이 중·저가 지역에서 매수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매매가 상승세가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부동산원 기준 올해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9월 둘째 주까지 7.94% 올랐으며, 성북구(12.84%)·노원구(12.25%)·동대문구 등 강북권 중저가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폭이 두드러지고 있다.

강남3구에서 최근 나타나는 약세가 서울 전역의 하락 전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강남권은 세제·대출 규제와 단기 급등 피로감으로 숨 고르기에 들어갔지만, 강북·외곽 지역에서는 전세난에 밀린 실수요자의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상승의 중심이 이동하는 '순환 상승' 국면이 전개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만약 서울 외곽까지 가격 부담이 확대되면 수요가 경기·인천으로 번지면서 수도권 전역의 상승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전·월세난 해소를 위한 최우선 과제로 민간 임대 공급 활성화(68%)를 꼽았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조정 및 실거주 의무 완화(51%), 실수요자 전세대출 지원(50%)이 그 뒤를 이었다. 다주택자 취득세·양도소득세 완화가 필요하다는 응답도 41%에 달했다. 규제 일변도의 접근만으로는 임대차시장 불안을 잡기 어렵다는 인식이 반영된 결과다. 비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 강화 방침에 대해서는 '매우 반대'(48%)와 '반대'(35%)를 합쳐 80%를 넘는 전문가가 반대 의사를 밝혔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주택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실거주 의무 강화와 세 부담 증가로 전세 매물이 줄어 전셋값 상승이 매매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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