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가까이 중단됐던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간 주택공급 협의가 재개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 상향과 그린벨트 활용 등 핵심 현안에서 양측의 접점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어 연내 서울 신규 택지 발표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29일 발표된 수도권 신규 택지 공급 계획에 서울 부지가 빠진 것은 이 같은 협의 공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국토부는 서울시와의 조율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도 중심의 물량 발표를 먼저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은 30일 서울 노원구 상계2구역 재개발 현장을 방문한 뒤 기자들에게 "서울시가 적극적으로 요구 사항에 협력해 주면 연내 추가 택지 발표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가에 따르면 현재 김이탁 국토부 1차관과 김성보 서울시 행정2부시장이 실무협의 일정을 조율 중이지만, 구체적인 만남 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호준석 서울시 대변인은 지난 26일 "사전 조율 후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 장관이 만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양측 모두 회동 의지가 있다고 전했다. 홍 장관 취임 후 국정감사가 마무리되고, 오 시장이 최근 법원 판결로 정치적 부담을 덜게 된 만큼 대화 재개의 여건이 조성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협의 재개 분위기와 별개로, 양측이 풀어야 할 핵심 쟁점은 여전히 산적해 있다. 서울시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용적률을 법적 상한의 1.2배까지 높여 사업성을 개선해야 한다고 요구해온 반면, 국토부는 이 문제를 포함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개정안 처리를 국회와 협의 중인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과 국토부는 지난 28일 당정협의회에서 해당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추진하기로 했지만, 서울시와의 구체적인 제도 개선 협의는 아직 답보 상태다.
용산 미군기지 반환 부지 활용을 둘러싼 시각차도 여전하다. 정부는 용산공원 내 기개발 구역을 청년·신혼부부용 공공주택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지속해서 검토해온 반면, 서울시는 역사성과 상징성을 들어 공원 보전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홍 장관은 "용산 반환 부지는 공론화와 입법 과정이 필요한 사안인 만큼 단기적으로 실행 가능한 부분부터 먼저 풀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린벨트 활용 문제에서도 온도 차가 크다. 국토부는 훼손 그린벨트 해제를 통해 서울 내 주택 공급 여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지만, 서울시는 원칙적으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상계2구역 현장 방문 행사와 관련해서도 서울시 일부 부서가 사전 통보를 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되는 등 양측의 소통 부재는 현재진행형이다.
공공 주도 신규 택지 확보를 우선하는 국토부와 민간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를 앞세우는 서울시 간 근본적인 시각차는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다. 고위급 회동 일정조차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서울을 포함한 연내 추가 택지 발표가 실현될 수 있을지는 향후 협의 속도에 달려 있다는 게 관가의 지배적인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