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보증금을 공적기관이 직접 관리하고 그 운용 수익을 임대인에게 월세처럼 지급하는 '전월세 안심신탁' 사업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2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전담 센터를 열고 9월 말 모집 공고와 동시에 지원 업무에 착수한다.
전월세 안심신탁은 전월세안정화기구인 HUG와 임대인·임차인이 3자 계약을 맺은 뒤, 임차인이 납부한 전세금을 HUG가 주택공급 활성화 펀드 등으로 운용하고 그 수익을 임대인에게 매월 지급하는 구조다. 임차인은 전세사기와 보증금 미반환 우려에서 벗어나고, 임대인은 공실이나 연체 걱정 없이 약정 수익을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다. 전세금 2억원을 맡길 경우 연 4.35%의 수익률을 적용하면 집주인은 매달 약 73만원을 수령하게 된다.
이 제도는 전세사기 여파로 세입자의 전세 기피 현상이 지속되고, 임대인의 월세 선호까지 맞물리면서 주거비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전월세전환율이 전세대출 금리를 웃도는 구조에서 특히 청년 등 취약계층의 부담이 컸고, 정부는 8·13 주택공급 대책의 후속 조치로 이 사업을 추진해 왔다. 또한 임차인이 소득 등 지원요건을 충족하면 주택기금 전세자금대출(버팀목) 또는 시중은행 대출로 전세금을 조달하는 것도 가능하다.
최인호 HUG 사장은 이미 사업 참여 의사를 타진한 임대인들과의 접촉을 통해 약정 규모가 최소 1조원을 넘어섰으며, 잠재 규모는 2~3조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HUG는 연내 입주 지원 및 펀드 등록 완료를 목표로 사업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이날 개소한 전월세안심신탁센터는 상담·신청 접수부터 요건 검증, 약정 체결, 예치금 수납, 계약 종료 후 보증금 반환까지 전 단계를 일괄 지원한다. 사업 초기에는 현장 의견을 수렴해 제도와 업무 절차를 보완해 나갈 예정이다.
최인호 HUG 사장은 "센터는 임대인·임차인과 직접 소통하는 최일선 접점"이라며 "전화를 비롯한 다양한 매체로 상담과 접수를 받고, 요건 검증부터 계약·사후 관리까지 센터를 중심으로 본격 전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전월세 안심신탁 사업을 통해 주거 금융과 주택 공급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플랫폼 기관으로 도약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이탁 국토교통부 1차관은 개소식에서 "전월세 안심신탁은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에게 안정적인 임대차 환경을 제공하는 동시에 주택 공급도 촉진할 수 있는 선진적인 주거 선순환 모델"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