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는 국가가, 건물만 내 것…'반의반 값 아파트' 법안 국회 상륙

강남구 아파트 전용 84㎡가 3억원대에 분양된다면 가능한 얘기일까. 공공이 토지를 보유한 채 건물만 수분양자에게 넘기는 '토지임대부 주택' 방식을 전국 단위 정책으로 확대하자는 입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토지는 국가가, 건물만 내 것…'반의반 값 아파트' 법안 국회 상륙
ⓒ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서울 중·성동구갑)은 2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의 건설과 대지 조성에 드는 비용을 주택도시기금 지원 대상으로 명문화하는 '주택도시기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현행 제도에는 토지임대부 주택에 대한 기금 지원 근거가 명확하지 않아 사업 추진에 제약이 따른다는 게 발의 배경이다.

토지임대부 주택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이 토지 소유권을 계속 보유하고, 수분양자는 건물 소유권만 취득하는 구조다. 분양 시점에 건물 가격만 지불하면 되고 이후 공공 소유 토지에 대해서는 매달 임대료를 납부하는 방식이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분양을 마친 마곡지구 17단지의 경우 전용 59㎡ 기준 분양가가 2억 9665만원, 월 임대료는 66만원 수준으로 책정됐다.

전 의원은 "얼마나 많은 집을 공급할 것인가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국민이 실제로 감당할 수 있는 집을 어떻게 공급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며 "이 방식이 제대로 가동된다면 강남에서도 30평대 아파트를 3억원대에 분양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공기관과 지방정부의 재정 부담은 줄이면서도 국가의 주택정책 재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더 저렴하고 안정적인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 의원은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하며 같은 구상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청년과 무주택자를 위한 '반의반 값 아파트'를 토지임대부 방식으로 실현하겠다는 것이었다. 이번 개정안 발의는 그 공약의 입법화 시도로 볼 수 있다.

유사한 모델의 실제 사례를 보면 성패가 엇갈린다. 2011년 공급된 서초구 우면동 'LH서초5단지'는 청약 경쟁률 8.5대 1을 기록했고, 2021년 강남구 자곡동에 선보인 'LH강남브리즈힐'은 3.8대 1로 완판됐다. 전매제한 기간(10년)이 지난 후 해당 단지 전용 84㎡가 12억 5000만원대에 거래되면서 분양가 대비 약 6배의 시세차익이 발생하기도 했다. 반면 2007년 경기 군포 부곡지구에서 공급된 389가구 모집에는 40명만 지원해 경쟁률이 0.1대 1에 그쳤다. 토지는 공공 소유로 고정되고 건물 가치만 감가상각되는 구조에 대한 불안감이 작용한 결과였다.

성공 단지와 실패 단지를 가른 결정적 변수는 입지였다. 강남·서초 등 토지 가치가 높은 지역에서는 건물 가격만으로도 분양가 절감 효과가 컸고, 전매제한 해제 후 거래 시장에서도 건물 가치가 충분히 인정받았다. 반면 입지 경쟁력이 낮은 지역에서는 토지 미소유에 따른 심리적 저항이 더 크게 작용했다.

향후 재건축 국면에서의 갈등 가능성도 제기된다. 건물 노후화에 따른 감가상각이 진행될수록 토지 소유권 없이 재건축을 추진할 경우 사업성 산정과 권리 배분 문제가 복잡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 의원 측은 개정안을 바탕으로 국회 입법 절차를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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