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못 사면 경기로"…광명·구리·안양 집값 줄줄이 두 자릿수 뛰었다

광명·성남·구리·안양 등 서울 인접 경기 지역 아파트값이 올해 들어 일제히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서울 집값 급등과 대출 규제 강화가 맞물리면서 서울 거주자들의 경기 원정 매수가 크게 늘어난 결과로, 풍선효과가 가시화하는 양상이다.

광명 14%·구리 11%…서울발 집값 상승 경기 접경지로 번진다
ⓒ 뉴시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광명시 아파트값은 전년 대비 14.68% 올라 경기 인접지역 가운데 상승폭이 가장 컸다. 성남시(12.85%)·하남시(11.55%)·안양시(11.47%)·구리시(11.30%)도 나란히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경기도 전체 평균(4.92%)은 물론 서울(7.94%)도 웃도는 수치다.

집값 상승세는 신고가 거래로도 확인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안양시 만안구 안양동 래미안안양메가트리아 전용 114㎡는 이달 4일 13억8000만원에 손바뀜됐다. 지난달 19일 같은 면적이 12억원에 거래된 데 비해 한 달도 채 안 돼 1억8000만원(15.0%)이 뛰었다. 성남시 수정구 창곡동 위례보미리즌빌 전용 94㎡도 이달 2일 18억7000만원에 계약서를 썼다. 지난 5월 기록했던 종전 최고가(16억5000만원)보다 2억2000만원(13.3%) 높은 수준이다.

이 같은 가격 급등의 배경으로는 서울 거주자들의 경기 지역 집중 매수가 꼽힌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8월 서울 거주자의 경기도 집합건물 소유권이전등기 신청 건수는 3만48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만3304건)보다 7180명(30.8%) 급증했다. 같은 기간 경기도 전체 집합건물 매수 증가율(10.0%)의 세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경기 전체 집합건물 매수인 중 서울 거주자 비중도 지난해 11.4%에서 올해 13.6%로 2.2%포인트 높아졌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분석한 결과에서도 올해 3월 기준 이 비중이 15.69%까지 치솟아 2022년 6월 이후 약 3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반면 서울 집합건물 매수인 중 경기 거주자 비중은 지난해 8월 16.08%에서 올해 3월 13.76%로 낮아져, 양방향 이동의 비대칭이 뚜렷해지는 추세다.

서울과 맞닿거나 교통 접근성이 뛰어난 지역일수록 매수 유입이 두드러졌다. 절대 건수 기준으로는 고양시(2859건)가 가장 많았고, 성남시(2573건)·남양주시(2319건)·안양시(2144건)·하남시(2069건) 순이었다. 증가율로는 구리시가 지난해 582건에서 올해 1541건으로 164.8% 폭등해 1위를 차지했다. 안양시(83.9%)·남양주시(79.4%)·광명시(61.9%)도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서울 거주자 비중이 30%를 넘어선 지역도 나왔다. 하남시는 올해 집합건물 매수인의 34.4%가 서울 거주자였고, 구리시 역시 33.8%에 달했다. 광명시(28.9%)와 남양주시(22.5%)도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이러한 흐름은 서울의 높은 가격 장벽과 대출 규제 강화가 실수요자들을 경기 지역으로 밀어내는 구조에서 비롯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에서 주택을 매수하는 데 필요한 자기자본은 늘어난 반면 대출 한도는 축소되자, 서울 생활권을 유지하면서도 가격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경기 지역을 대체지로 선택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에 따른 거래 제한이 인접 지역으로 수요를 이동시키는 풍선효과까지 더해졌다는 평가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서울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가격 부담을 느낀 수요가 외곽으로 이동하는 데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에 따른 풍선효과까지 겹친 것"이라며 "서울 접근성이 좋으면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경기 지역으로 매수세가 옮겨가는 흐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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