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씨 마르자 월세가 절반 넘어…중랑구는 공급 급증까지 겹쳐 64.9%

전세 거래가 급감하면서 서울 아파트 월세 비중이 51%를 넘어선 가운데, 중랑구는 월세 계약 자체가 두 배 가까이 폭증하는 이례적 흐름을 보였다. 청년안심주택 3곳의 계약을 제외하더라도 중랑구 월세 비중은 61%를 웃돌아, 서울 전역에 걸친 월세 확산의 배경이 지역마다 다르다는 점이 확인됐다.

전세 씨 마르자 월세가 절반 넘어…중랑구는 공급 급증까지 겹쳐 64.9%
ⓒ 연합뉴스

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의 월세화는 올해 들어 뚜렷한 구조적 전환으로 굳어지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9월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는 8만7740건으로 전체 임대차 계약 17만2027건의 51.0%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43.7%에서 7.3%포인트(p) 상승하며 사상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1년 이후 연간 기준 월세 비중이 50%를 돌파한 해는 단 한 번도 없었으며 지난해 44.5%가 최고치였다. 현재 추세라면 연간 기준으로도 처음으로 월세가 과반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핵심 원인은 전세 거래의 급격한 축소다. 같은 기간 월세 거래는 전년 대비 2.8% 줄었지만, 전세 거래는 11만6272건에서 8만4287건으로 27.5% 급감했다. 월세 계약이 늘어서가 아니라 전세 계약이 대폭 빠지면서 비중이 역전된 것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에 따른 실거주 의무, 입주 물량 감소로 인한 전세 공급 위축, 전세대출 규제 강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전세 계약 중 갱신 비중은 58.9%로 전년 동월(43.7%)보다 15.2%p 높아졌으며, 신규 전세 계약이 어려워진 세입자들이 갱신에 묶이거나 월세·반전세로 밀려나는 흐름이 두드러진다.

월세 우위 자치구도 빠르게 늘었다. 지난해 1~9월에는 금천구·종로구·중구·구로구 등 4곳에 그쳤으나, 올해는 강남구·강북구·관악구·광진구·동대문구·마포구·영등포구·용산구·중랑구 등이 추가되며 13곳으로 확대됐다. 월세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종로구로 65.6%였으며, 중랑구(64.9%), 구로구(63.1%), 중구(59.6%), 금천구(58.7%) 순이었다. 강남구도 월세 거래 8406건, 전세 거래 7170건으로 월세가 우세해졌다. 반면 양천구는 42.1%로 서울에서 월세 비중이 가장 낮은 자치구로 집계됐다.

자치구별 상승 폭에서는 중랑구가 단연 두드러진다. 중랑구의 월세 비중은 지난해 44.6%에서 올해 64.9%로 20.3%p 상승해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서울 전체와 달리 중랑구에서는 월세 거래가 2166건에서 4151건으로 91.6% 급증한 반면 전세 거래는 2687건에서 2244건으로 16.5% 줄었다. 전세 감소와 월세 증가가 동시에 나타나 비중 변화의 폭이 다른 자치구와 비교해 훨씬 컸다.

중랑구 특유의 월세 급증은 상봉역 일대 청년안심주택 공급과 맞닿아 있다. 지난해 말 입주를 시작한 와이센트럴시티상봉(351가구)과 세이지움상봉(782가구), 올해 입주를 시작한 상봉생활(299가구) 등 세 단지의 총 공급 규모는 1432가구에 달한다. 공공임대와 공공지원민간임대가 함께 공급되는 이들 단지에서 올해 1~9월 확인된 월세 계약은 396건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 396건을 전체 통계에서 빼더라도 중랑구의 월세 비중은 64.2%에서 61.6%로 2.6%p 낮아질 뿐, 전체 계약의 60%를 훌쩍 웃돌았다. 세 청년안심주택의 월세 계약이 중랑구 전체 월세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7% 수준이다. 특정 공공임대 공급이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제외해도 월세가 전세를 압도하는 구조가 이미 자리 잡은 상태다.

비용 부담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166만1000원으로 1년 전(144만3000원)보다 21만8000원 올랐다. 중위 월세도 120만원에서 140만원으로 상승했다.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이 추가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전세 공급 회복 여부와 대출 규제 완화 방향이 임차인 주거비 부담의 향방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전세 매물 감소와 보증금 마련 어려움이 겹치면 월세는 선택이 아닌 불가피한 대안으로 굳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정 임대주택 공급을 제외해도 월세 우위가 지속되는 만큼, 신규 전세 물량이 얼마나 빠르게 회복되느냐가 관건으로 지목된다. 공급 부족이 장기화할 경우 월세 중심의 계약 구조가 고착화하고 세입자 주거비 부담은 한층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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