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전세·월세 동시 상승 1년…서울시 "수요 억제 정책이 시장 불안 키웠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1년 사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13.1% 뛰었다. 전세가격은 11년 만에 최고 상승률인 6.3%를 기록했고, 월세는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대 폭인 7.4% 올랐다. 매매·전세·월세가 동시에 오르는 이른바 '트리플 강세'가 나타난 것은 참여정부 이후 역대 정권을 통틀어 이재명 정부가 처음이라고 서울시는 분석했다.

집값·전세·월세 동시 상승 1년…서울시 "수요 억제 정책이 시장 불안 키웠다"
ⓒ 서울시 제공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4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 '부동산 시장 이슈 분석 및 대정부 건의사항'이라는 제목의 30페이지짜리 보고서를 제출했다. 당일 국무회의에서 오 시장은 발언 기회를 요청했으나 한성숙 국무총리가 세제·금융·공급 분야별로 별도 토론회가 예정돼 있다며 서면으로 받겠다는 뜻을 밝혔다. 발언 기회를 얻지 못한 오 시장은 이후 서울시청 브리핑과 유튜브 영상 공개를 통해 정부 정책을 향한 비판을 이어갔다.

서울시 보고서의 핵심 주장은 정부가 지난 1년간 여섯 차례 내놓은 부동산 대책 가운데 네 차례가 수요 억제에 집중됐다는 것이다. 대책이 발표될 때마다 매매가 상승폭이 1~2개월 일시적으로 둔화됐다가 곧바로 다시 확대되는 양상이 반복됐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집값을 잡는 효과는 미미했고, 오히려 전월세 시장의 불안만 가중시켰다는 분석이다.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한 대출 규제도 예상과 다른 결과를 낳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금 동원 능력이 있는 고가 주택 매수자에게는 규제 효과가 거의 미치지 않은 반면, 대출로 감당 가능한 15억원 이하 실거래가 아파트가 밀집한 영등포·강서·관악·동작·성북·성동구 등 외곽 지역에서 거래가 급증하고 가격도 7% 이상 뛰었다는 것이 서울시 통계다. 서울 전역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이후에도 아파트값 신고점 경신은 사실상 전 자치구로 확산됐다.

전세시장에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와 실거주 의무 강화가 맞물려 매물 감소를 초래했다.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대장 4만4000건을 분석하고 공인중개사 약 660명의 현장 의견을 수렴한 결과, 1년 사이 전세 매물이 약 3분의 1 줄었고 500가구 이상 대단지 850곳 가운데 404곳에서 전세 매물이 2건 이하인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서울에서 체결된 전세계약 중 55.4%가 갱신계약이었으며, 전세 수요가 줄지 않는 가운데 월세 비중은 53.3%까지 높아졌다. 기존 세입자가 거주하던 집을 직접 매입한 비율은 2.9%에 그쳐, 정부가 전세 물량 감소의 원인으로 제시한 자가 전환 효과가 실제로는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고 서울시는 반박했다.

공급 측면에서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정부가 발표한 서울 공급 물량 3만2000가구 가운데 2만8000가구는 이전에 이미 발표됐다가 장기간 진척이 없었던 사업으로, 실질적인 신규 공급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게 서울시 판단이다. 오 시장은 올해 서울 아파트 신규 입주 물량 2만7000가구 중 정비사업 물량이 1만7000가구(약 60%)이지만, 내년에는 8000가구 수준으로 급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제 문제에 대해서도 서울시는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올해 공시가격 상승으로 서울시민의 종부세 부담액은 전년 대비 79% 늘었고 납부 대상은 35% 더 증가했다. 종부세 납부 대상 주택은 2009년 전체 공동주택의 3% 미만(193만 가구 중 5만8000가구)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275만 가구 중 39만1000가구, 즉 14.9%로 늘어났다. 여기서 공정시장가액비율까지 80%로 올릴 경우 조세 저항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한강벨트 1주택자의 종부세 대상자는 지난해 3만3000명에서 올해 5만7000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시는 정부에 ▲수요 억제책 중단 ▲민간 재개발·재건축 중심의 전방위적 공급 확대 ▲보유세 강화 논의 중단 ▲장기보유특별공제 현행 유지 ▲재산세·종부세 과표 구간 조정 등을 건의했다. 아울러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재개나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징벌적 과세 예고가 결국 서민과 실소유자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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