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마르자 신고가 행렬…양도세 중과 두 달, 서울 비강남권 '키 맞추기' 확산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가 재개된 지 두 달째로 접어들면서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매물 잠김에 따른 '가격 키 맞추기'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강서구와 성북구, 동대문구 등 비강남권의 15억원 이하 구축 아파트에서 신고가 거래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강서구 '마곡수명산파크1단지'는 전용면적 84㎡ 기준 13억9500만원에, 인근 '강변한솔솔파크'는 13억7000만원에 각각 손바뀜하며 종전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성북구 '래미안세레니티'도 같은 면적이 13억4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새로 썼고, 동대문구 '이문대우'는 처음으로 10억원대 거래가 성사됐다.

이 같은 흐름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11일 부동산114 인공지능(AI) 시세 조사에 따르면 7월 둘째 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14% 올랐다. 전국 17개 시도 중 12곳이 상승하고 1곳이 보합, 4곳이 하락해 오름세가 우세했다. 서울이 0.16%, 경기·인천이 0.19% 오르며 수도권이 상승을 이끌었고 5대 광역시와 기타 지방은 각각 0.02%, 0.01% 상승에 그쳤다. 지난달 월간 전국 변동률은 0.57%로 2개월 연속 오름폭이 커졌다. 앞서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7월 첫째 주(6일 기준) 조사에서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30% 올라 74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나, 서울 집값의 완만한 상승 기조는 여러 통계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가격 키 맞추기 현상의 배경에는 지난 5월 9일 재개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에 따른 매물 잠김이 자리한다. 중과세 시행 직전 8만건까지 늘었던 서울 아파트 매물은 현재 6만1000여건 수준으로 줄었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 집계로도 지난달 9일 6만8495건이었던 서울 아파트 매물이 한 달 새 10.2%(6958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매물 감소 흐름을 뒷받침한다. KB경영연구소 조사에서도 이달 초 서울 아파트 매매물량은 약 6만건으로, 지난 3월(약 8만건)보다 24%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세금 회피 목적으로 나왔던 매물이 빠르게 회수되면서 다주택자들이 호가를 낮출 이유가 사라진 셈이다. 같은 기간 서울 25개 자치구의 토지거래허가 신청 건수도 하루 평균 190건으로, 중과 재개 직전(362건)보다 47.4% 급감했다. 거래량 역시 지난 4~5월 8500건을 웃돌았던 데서 6월에는 월평균 수준인 5500~6000건대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매물 마르자 신고가 행렬…양도세 중과 두 달, 서울 비강남권 '키 맞추기' 확산
ⓒ부동산114

매매시장이 매물 부족 속에 완만한 상승을 이어가는 사이, 전세시장은 더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임대차 시장에서는 2022~2023년 착공 물량 감소로 인한 입주 물량 부족과 다주택자들의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전 매도에 따른 전월세 매물 감소가 겹치며 품귀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지난달 15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22.5로, 2021년 2월 셋째 주(122.8)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임차인들이 새 매물을 찾기보다 계약갱신을 택하는 경향도 뚜렷해, 지난 5월 1일부터 6월 19일까지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2만3180건) 중 갱신계약 비중은 49.0%로 전년 동기(37%)보다 크게 높아졌다.

이런 수급 불균형은 가격 상승률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부동산114 조사에서 7월 둘째 주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0.17% 올라 17개 시도 중 16곳이 상승했다. 서울이 0.19%, 경기·인천이 0.2% 올라 수도권 전셋값 상승률이 매매가격 상승률을 웃돌았고, 5대 광역시와 기타 지방도 각각 0.06%, 0.05% 상승했다. 지난달 월간 전국 전셋값은 0.66% 올라 전달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며, 서울과 경기, 세종 등 주거 선호 지역에서는 월간 상승률이 1%에 근접했다.

시장의 관심은 이달 말 발표될 세법 개정안으로 쏠려 있다. 개정안에 보유세 인상 방안이 포함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매수자의 관망세와 매도자의 매도 시점 저울질이 당분간 동시에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거주 기간이 짧은 비거주 1주택자와 고가주택 보유자를 중심으로 세 부담 변화를 확인한 뒤에야 매도 여부를 결정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매물 감소와 거래 둔화가 겹친 가운데서도 15억원 이하 구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신고가 경신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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