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부동산 세제 쟁점 7개 직접 열거…보유세 개편 논쟁 본격 점화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부동산 세제 개편의 핵심 쟁점 7가지를 조목조목 공개하며 국민 의견 수렴에 나섰다. 오는 23일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는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를 2주 앞두고, 의제를 먼저 공개해 사전 여론 지형을 형성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이달 말~8월 초 세제 개편안 발표가 예정된 상황에서 나온 이번 행보는, 논의의 틀을 청와대가 직접 짜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李 대통령, 부동산 세제 쟁점 7개 직접 열거…보유세 개편 논쟁 본격 점화
ⓒ 이재명 대통령 [뉴시스]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부동산 대토론회 관련 보도를 공유하며 7대 쟁점으로 △보유세 적정 수준 △보유세 추가 부담 대상이 될 초고가 주택의 기준 △실거주 1주택과 비거주·다주택 간 차등 여부 △차등을 둔다면 적정 수준 △초고가 실거주 주택의 별도 처리 여부 △보유세와 거래세의 관계 △보유세수 용도를 제시했다. 그러면서 "관련 부처와 청와대 참모진에 주요 쟁점들을 뽑아 사전 공지하도록 지시하겠다"며 "여러분도 주요 쟁점에 대한 의견을 내보시기 바란다"고 했다. 집값과 전월세 가격 상승에 대한 민심 이반이 가시화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의견 수렴 채널을 공식화한 것이다.

이 대통령의 이번 쟁점 제시는 세제 강화의 방향을 어느 정도 가리키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7개 쟁점 가운데 초고가 주택 기준 설정, 실거주 여부에 따른 차등 과세, 보유세수 용도 등은 모두 보유세 강화를 전제로 한 세부 설계 항목에 가깝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앞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도 "우리나라 보유세가 대체로 낮다"며 강화 방침을 시사했고, 신년 기자회견에서는 "보유세를 50억원이 넘는 주택에만 부과하자는 얘기도 있다"고 초고가 주택 기준을 직접 거론한 바 있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초고가 주택이 전반적인 아파트 가격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올초부터 부과 요율·적용 대상·타 부동산 세금과의 균형 등 다양한 변수를 적용한 시뮬레이션을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부 내에서도 이견이 적지 않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보유세와 관련해 "국회의원마다 의견이 다르고 상임위별·지역별로도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며 "결론을 정해놓고 토론회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경청하고 숙의하겠다"고 강조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수차례 공개 석상에서 "실거주 1주택 보유 부담이 크게 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혀온 만큼, 초고가 주택과 다주택·비거주 주택을 겨냥한 이른바 '핀셋 증세'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보유세 논의와 맞물려 양도소득세 등 거래세 조정도 핵심 변수로 떠오른다. 다주택자가 보유 주택을 처분할 수 있도록 퇴로를 열어줘야 한다는 측에서는 거래세 완화 병행을 요구하고 있다. 구 부총리는 지난 7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보유세와 거래세를 함께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고, 김 실장도 "해외 사례 등을 토대로 세제 전반의 합리적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반면 비거주 1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축소하는 방안도 논의 선상에 올라 있어, 직장·학업 등 불가피한 사정으로 해당 주택에 거주하지 못하는 경우까지 일괄 적용하면 선의의 피해자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출 규제를 둘러싼 논란도 토론회 의제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6·27 대책으로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6억원으로 제한된 데 이어 일부 시중은행은 자체적으로 한도를 3억원까지 낮추는 등 문턱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가 한도를 추가 축소할 경우 대출 없이는 주택 매입이 어려운 청년층 등 실수요자의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지고, 결국 현금 자산가에게 유리한 시장 구조가 굳어질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김 실장은 청년층 대출 규제 완화 가능성과 관련해 "당장은 돈이 없지만 능력과 미래가 있는 실수요자를 지금 외면하는 게 맞느냐는 고민이 있다"면서도 "정부 내 반대 의견이 많아 최종 결정은 열어놓고 토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 일정은 오는 14일부터 16일까지 국토교통부·금융위원회·재정경제부가 각각 공급·금융·세제를 주제로 공개 토론회를 연 뒤, 23일 이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는 국민 대토론회로 이어진다. 16일 재정경제부 주재 세제 토론회는 오전 10시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다. 보유세·거래세 등 세제 개편안은 이르면 7월 말, 늦어도 8월 초에 확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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