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정부 임기 중 수년간 이어진 주택 공급 부진이 현재의 집값 급등을 이끌고 있다는 진단이 장관 입에서 직접 나왔다. 11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정부 3~4년 동안 주택 공급이 거의 절벽 상태였다"는 점을 언급하며, 한국 주택시장이 일본의 '잃어버린 30년'과 비슷하게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일본 부동산 가격이 계속 상승하다 한계점에 도달해 급락했다"며 "우리도 그 정점을 향해 달리고 있지 않느냐는 걱정을 하는 분들도 꽤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이 이 발언의 근거를 장관에게 묻자, 김 장관은 "비슷하게 갈 가능성이 있다"고 공개적으로 인정했다.
이 같은 우려는 수치로도 뒷받침된다. 서울 아파트값은 현재 83주 연속 상승 중으로, 이달 안에 문재인 정부 당시 세운 역대 최장 기록인 85주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가격 상승은 상급지에 그치지 않고 비교적 가격 부담이 덜한 외곽 지역으로도 번져, 노원구와 성북구 등은 올해 누적 상승률이 10%를 넘어섰다. 앞서 2025년 한 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연간 누적 상승률은 8.98%로,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연달아 이어지는 집값 문제 지적에 고개를 숙이며 "가격이 올라가는 것에 대해서는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국민들께서 굉장히 어려움을 겪고 계신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공급 부족 문제에 대한 해법을 두고는 정부 내에서도 구체적인 청사진이 제시됐다. 정부는 지난해 2030년까지 수도권에 연평균 27만 호씩, 총 135만 호를 착공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나 현재 목표치에는 미치지 못한 상황이다. 김 장관은 "주택은 하루아침에 지어지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소요되기도 하고 여러 변수가 발생하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존재한다"면서도, 가능한 모든 방식을 동원해 공급 물량을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공급 방식과 관련해 김 장관은 민간과 공공의 역할 분담을 강조했다. 이전 정부가 민간 주도 공급에 집중했으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난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충분한 성과를 내지 못한 점을 지적하며, 현 정부는 공공의 주도적 역할과 민간 정비사업 지원, 인허가 단축을 병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민간은 사업 속도를 높이고 공공은 임대 중심 공급에 집중하는 구조다. 재건축의 주택 공급 효과에 대해서는 "수치로 다 나와 있다"며 인정하면서도, 단기적으로 멸실 문제가 발생해 가격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내놨다.
세제 개편 방향을 두고도 논란이 이어졌다. 일각에서 정부의 부동산 세제개편이 '징벌적'이라고 비판하자,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과도한 양도차익에 대해서는 이제는 부담을 맞게 가야 한다"며 "내가 살려고 하는 집이 돼야지 자꾸 보유만 신경 쓴다. 그러다 보니 주거하고 분리가 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거주와 보유를 분리해야 한다는 원칙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