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비 못 버틴 탈서울 행렬…상반기에만 경기·인천으로 17만 명 이동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16억 원을 돌파하고 전셋값마저 7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주거비 부담을 이기지 못한 시민들의 탈서울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서울 순유출 인구가 대폭 늘어난 가운데, 이동자들은 대부분 서울과 인접한 수도권으로 향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비 못 버틴 탈서울 행렬…상반기에만 경기·인천으로 17만 명 이동
ⓒ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국가데이터처 국내인구이동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에서 다른 시·도로 전출한 인구는 23만6337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경기도로 향한 인구가 15만4629명, 인천으로 이동한 인구가 2만2690명으로 두 지역을 합산하면 17만7319명에 달한다. 서울 전출자 10명 중 7~8명꼴로 수도권 인접 지역을 새 거주지로 택한 셈이다.

KB부동산 월간 주택 시계열에 따르면 올해 8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6억739만 원, 평균 전세가격은 7억1178만 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1월을 기준(100)으로 삼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8월 108.13으로 7개월 연속 상승했고, 전세가격지수도 같은 기간 107.09까지 올랐다. 서울 전세 매물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 넘게 줄어드는 등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이 맞물리면서 임차인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이동자들이 선택한 지역은 서울과의 교통망이 확보된 곳에 집중됐다. 서울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이동한 목적지는 고양으로 1만5449명이 전입했다. 고양은 지하철 3호선·경의중앙선과 함께 GTX-A 노선이 개통돼 서울 도심 접근성이 크게 개선된 지역이다. 남양주로 이동한 인구는 9863명이었으며, 그 중 강동구·송파구 출신만 4401명에 달했다. 별내선 개통으로 서울 동부권과의 철도 연결이 강화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서부·서남부에서는 광명(9707명)·부천(8480명)·김포(6537명)로의 이동이 두드러졌다. 의정부는 수도권 전철 1호선을 통해 서울 북부권과 연결되고, 하남은 지하철 5호선이 강동권을 잇는다. 교통 인프라가 갖춰진 지역일수록 서울 전출 수요를 받아들이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는 셈이다.

주거비 압박 외에 일자리와 신규 주택 공급을 함께 고려한 이동도 나타나고 있다. 성남은 판교를 중심으로 업무시설이 밀집해 있고, 용인은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한 산업·업무 기능 확대가 추진 중이다. 인천의 경우 청라·영종·송도 등 경제자유구역 계획도시가 주거 인프라를 갖추면서 서울 이탈 수요를 흡수하는 역할을 해왔다는 분석도 있다.

서울 인구 감소는 단기 현상이 아니다. 서울 인구는 2010년대 초반 이후 꾸준한 감소세를 이어오고 있으며, 최근 들어 집값 상승과 전세난이 겹치면서 이탈 속도가 빨라지는 양상이다. 상반기 서울의 순유출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으며, 30대를 중심으로 한 실수요층이 이동자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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