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이 크게 오른 요즘, 명절 자리에서 빠지지 않는 잔소리가 생겼다. "그때 집 샀어야지." 누가 산 아파트가 몇억 올랐다는 이야기가 뒤따르기 마련이다. 실제로 10년 전 내 집 마련에 나섰다면 결과가 어땠을까.
KB부동산 월간 주택 시계열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은 16억739만원이다. 10년 전인 2016년 8월 평균(5억7388만원)과 비교하면 10억3351만원이 올랐다. 2025년 한 해에만 서울 아파트값이 8.98% 상승하며 2006년 이후 19년 만에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고, 올해 7월에도 전년 동월 대비 14.56%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전 강남구 대표 신축 대단지였던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가 15억원 안팎이었는데, 이제는 그 돈으로 서울 평균 아파트조차 살 수 없다.
집값 부담은 소득 대비로 따져봐도 뚜렷하다. KB부동산의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은 올해 6월 기준 서울이 10.43배로 집계됐다. 현재 소득과 집값이 그대로라는 조건에서 연소득 전부를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서울 중간 수준의 아파트 한 채를 살 수 있는 기간이 10년 5개월이라는 의미다. 반면 전국 평균은 4.36배로, 서울과의 격차가 두 배를 훌쩍 넘는다.
시기만큼 중요한 게 지역이다. 2016년 8월부터 지난달까지 10년간 아파트값 누적 변동률을 보면 서울이 87.26%로 전국 평균(29.26%)을 크게 웃돌며 1위였고, 경기(43.25%)와 세종(35.29%)이 뒤를 이었다. 서울 안에서도 경기 성남시 분당구는 138.86%, 서울 송파구는 124.43% 올라 집값이 두 배 이상 뛰었다. 반면 경남은 5.13% 하락하며 전국 최하위를 기록했고, 경북(-4.05%)과 대구(-2.94%)도 같은 기간 집값이 내렸다. 지역 주력 산업 침체가 누적된 거제시는 35.83% 하락해 낙폭이 가장 컸다.
이 격차가 본격적으로 벌어진 시기는 문재인 정부 5년(2017~2022년)이었다. 서울 아파트값이 임기 내 62.17% 올라 역대 정부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주택자 규제가 강화되면서 수요가 서울 핵심지로 쏠렸고, 전국 부동산 시장이 서울 중심으로 재편됐다. 전국 아파트 가격 5분위 배율(상위 20% 평균가를 하위 20% 평균가로 나눈 값)은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4.7배에서 임기 말 10.1배로 뛰었다. 전임 박근혜 정부 때 5.0배에서 4.7배로 오히려 낮아진 것과 대조된다.
윤석열 정부에서 서울 집값은 3.55% 하락했지만 배율은 11.9배로 소폭 더 올랐다. 이재명 정부 들어서는 집값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 지난달까지 16.85% 올랐고, 5분위 배율도 매달 최고치를 경신하며 지난달 13.8배까지 벌어졌다.
무주택 가구에는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서울시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서울 무주택자의 76%가 내 집을 마련해야 한다고 느끼지만, 청년 가구는 평균 6000만원, 신혼부부는 평균 1억원의 추가 자금을 마련해야 집을 살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10년 전 4배대였던 고가·저가 아파트 간 격차가 이제 13배를 넘어선 가운데, 집값 잔소리의 무게는 해마다 달라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