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의 보도에 따르면,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잇따라 내놓은 8·3 세제개편안과 8·13 공급대책이 전문가 집단으로부터 낮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보유세 강화가 세입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공급 확대 효과가 실제 시장에 반영되기까지 수년이 걸릴 것이라는 지적이 동시에 제기됐다.
매일경제가 부동산 전문가 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8·3 세제개편안에 대해 '부정적'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78%(39명)에 달했다. 이 중 '매우 부정적'이 40%, '다소 부정적'이 38%를 차지했고, 긍정적으로 평가한 전문가는 10%에 그쳤다.
전문가들이 가장 우려한 부작용은 늘어난 세금 부담이 임차인에게 전가되는 시나리오였다. 부정적 평가를 내린 응답자 중 66%(29명)가 '전월세 가격 상승'을 핵심 문제로 꼽았다. 보유세 부담이 커진 집주인이 증가한 세금분을 임대료에 반영하거나, 비거주 1주택자가 세 부담을 피해 직접 입주에 나서면서 전월세 매물이 감소할 수 있다는 논리다. '매물 잠김'을 우려한 응답도 16%에 달했다.
이번 세제개편안은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을 주택 수에서 주택 가액과 실거주 여부 중심으로 전환하는 내용이 골자다. 실거주 1주택자는 부담이 완화되는 반면, 비거주 보유자나 고가 주택 소유자에게는 세 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구조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 주최 부동산 대토론회에서 "집값은 잡지도 못하면서 전월세만 올려놓는 것 아니냐"고 정면 비판하기도 했다.
8·13 공급대책에 대한 평가도 회의적이었다. 응답자의 60%(30명)는 공급 부족 해소에 '별다른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답했고, 10%(5명)는 '오히려 공급 확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 10명 중 7명이 공급 확대 효과에 의문을 표시한 셈이다. '어느 정도 기여할 것'이라는 답변은 30%에 그쳤다.
가장 큰 걸림돌로는 '시차' 문제가 꼽혔다. 대책의 효과가 실제 입주나 시장심리 변화로 체감되는 시점에 대해 응답자의 52%(26명)가 '2031년 이후'라고 답했다. 수도권 23만호+α 규모의 추가 공급을 목표로 하는 이번 대책은 신규 택지 착공 기간을 기존 68개월에서 37개월로 단축하겠다고 밝혔지만, 토지보상과 각종 행정 절차를 거치면 실제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역시 "공급 확대 방향성은 긍정적이지만, 금융·세제 등 정책 수단 간 정합성 보완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당장 집값과 전월세 가격이 오르는 상황에서 단기 시장 안정을 위해 정부가 가장 먼저 추진해야 할 과제(복수 응답)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폐지 등 정비사업 규제 완화'를 48%로 가장 많이 꼽았다. 이는 보유세 강화와 맞물려 정비사업 속도가 빨라질 경우 이주 수요가 폭증하고 임대 시장 불안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와도 맞닿아 있다.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 전반에 대한 종합 평점도 낮았다. D등급이 42%(21명)로 가장 많았고, C등급 28%(14명), F등급 20%(10명) 순이었다. A·B등급 이상을 준 전문가는 10%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