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4일 국토교통부 주관으로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주제로 한 첫 번째 부동산 공개 토론회를 개최한다. 이번 토론회는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주재할 부동산 정책 대토론회를 앞두고 공급·금융·세제 분야를 차례로 점검하는 릴레이 논의의 첫 순서다.
토론회에는 김윤덕 국토부 장관과 김이탁 1차관, 주택정책 관련 실·국·과장 등 국토부 관계자들과 학계·언론계·주택·금융업계 종사자, 부동산 전문가, 청년을 포함한 일반 시민 등 약 60명이 참석한다. 정부가 준비한 정책을 설명하는 방식이 아닌, 각계 시장 참여자의 목소리를 먼저 듣는 '경청형'으로 운영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초반에 전문가 발제가 예정돼 있지만 행사의 대부분은 참석자 간 자유로운 토론으로 채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토론의 핵심 의제는 기존 공급 계획의 실행력 제고다. 정부는 지난해 9·7 대책을 통해 2030년까지 수도권에 135만 가구를 착공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고, 올해 1·29 방안에서는 수도권 우수 입지 6만 가구 공급 계획을 내놨다. 그러나 공공택지는 지구 지정 이후에도 토지 보상·지구계획 수립·기반시설 조성·광역교통망 구축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해 발표된 물량이 실제 착공·입주로 연결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이 같은 공급 병목을 줄여 시장이 체감할 수 있는 공급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세부 의제로는 도시형 생활주택·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공급 활성화, 민간 정비사업을 통한 공급 확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폐지, 재개발·재건축 인허가 절차 단축 등이 거론된다. 민간 용적률 인센티브 확대나 공실 상가·오피스의 주거용 전환, 건축 규제 완화에 관한 의견도 나올 수 있다. 그간 공공 주도로 이뤄진 공급 정책의 틀 안에서 민간의 참여 여건을 어떻게 넓힐 것인지가 핵심 관건으로 꼽힌다.
가파르게 오르는 전월세 시장 문제도 이번 토론회의 주요 화두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첫째 주(7월 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상승률은 0.31%로 같은 기간 매매 상승률(0.30%)을 앞질렀다. 올해 누적 전세 상승률은 5.42%로 매매 누적치와 나란히 동등한 수준에 올라섰다. 전세의 월세화 추세도 심화하는 모양새로, 강북 일대에서도 월세 300만원을 넘는 고가 물건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등 다주택자 규제 재가동으로 전세 매물마저 줄면서 임차인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규제지역·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둘러싼 논의도 오갈 수 있다. 정부는 지난해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규제지역 및 토허구역으로 묶은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집값 상승세가 가팔랐던 경기 화성시 동탄구·용인시 기흥구·구리시를 신규 편입한 바 있다. 공시가격 산정과 보유세 부과 기준, 서민·청년 주거 부담 완화 방안 등도 폭넓게 논의될 전망이다.
업계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토론회가 단순한 의견 수렴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와 비아파트 활성화, 정비사업 금융 규제 개선 등은 업계가 오래전부터 요구해온 과제인 만큼, 토론 결과가 실제 제도 개선과 공급 일정 단축으로 이어질지가 정책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는 진단이다.
국토부 토론회에 이어 15일에는 금융위원회가 주택 관련 금융 규제를, 16일에는 재정경제부가 세제를 주제로 각각 공개 토론회를 연다. 부처별 논의 결과는 23일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하는 부동산 대토론회에서 종합되며, 이르면 7월 말이나 8월 초 발표될 '2026년 세제개편안'에 반영될 예정이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앞서 "세제는 국민의 권리이자 재산권 문제인 만큼 입법 예고 절차가 필요하다"며 세제 개편안의 조속한 확정 방침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