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오르기 전에 선점…1기 신도시 2차 특별정비구역 쟁탈전 막 올라

1기 신도시 2차 특별정비구역 지정을 위한 주민제안 접수 절차가 수도권 5개 신도시 전역에서 속도를 내고 있다. 선도지구 지정 이후 주변 단지에서 가격 상승 효과를 목격한 주민들의 재건축 참여 의지가 높아지면서, 한정된 연간 물량을 두고 단지 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국토교통부가 배정한 올해 2차 지정 물량은 일산 2만4800가구, 중동 2만2200가구, 분당 1만2000가구, 산본 3400가구, 평촌 4866가구다. 지역별 상한이 정해진 만큼 참여 희망 단지가 배정 물량을 초과할 경우 탈락 구역이 불가피하다.

경쟁이 가장 뜨거운 곳은 분당이다. 성남시는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2차 특별정비구역 지정 제안서 초안을 접수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30곳 이상의 단지가 신청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일부 추산으로는 35개 기초구역에서 5만여 가구가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서현 시범1구역, 효자촌, 정자일로, 수내 파크타운, 푸른마을, 이매 아름마을 등이 잇달아 접수에 나섰거나 접수를 준비 중이다.

공사비 오르기 전에 선점하라…1기 신도시 2차 특별정비구역 쟁탈전 막 올라
ⓒ분당 신도시 전경

그러나 올해 성남시가 지정 가능한 물량은 1만2000가구로 제한돼 있다. 선정 가능한 구역은 4~5곳에 불과한 반면 수십 곳이 경쟁에 나서는 구조다. 이 물량은 올해 사용하지 못하더라도 다음 해로 이월되지 않는다. 성남시가 연간 물량을 제한한 것은 수정구 등 구도심과 분당신도시에서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동시에 추진될 경우 대규모 이주 수요가 집중되면서 전세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특히 선정 기준을 명시하지 않은 채 접수를 진행한다는 점도 갈등 요인이 되고 있다. 성남시가 지난해 12월 공고한 2차 구역 지정 절차에는 구체적인 선정 기준이 포함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탈락 시 이의제기나 후폭풍을 우려한 도시계획위원회 위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제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정 경쟁에 나선 일부 단지들이 공공기여 확대, 대학병원 유치, 부지 기부 등을 내세우는 방안을 검토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평촌에서는 안양시가 이달 29~31일 제안서를 접수받는다. 관악타운·부영·성원, 샛별한양 1·2·3단지, 한가람(한양·삼성·두산) 등 6개 구역이 사전 협의를 진행 중이나, 올해 신규 배정 물량은 4866가구에 그쳐 평촌 역시 경쟁 탈락 구역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 3월 초안 접수에서는 6개 구역 총 1만4102가구가 신청한 바 있다.

나머지 신도시는 연중 상시 접수 방식을 채택했다. 일산에서는 강촌1·2단지와 백마1·2단지가 지난달 29일 특별정비구역 제안서 본안을 5개 신도시 중 가장 먼저 제출했다. 이 구역은 용적률 300%를 적용해 기존 2906가구를 4864가구로 늘리는 계획을 담고 있다. 산본에서는 율곡·퇴계 단지가 초안을 접수했으며, 중동에서는 부천시 관계자가 하반기 중 최소 2~3곳에서 본안 접수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중흥마을, 포도마을, 보람마을 등 10여 곳이 사전 절차를 밟고 있다.

2차 특별정비구역은 선도지구와 달리 경쟁 공모 방식이 아닌 '주민제안' 방식으로 추진된다. 토지 등 소유자의 50% 이상 동의를 받아 특별정비계획을 수립한 뒤 지자체에 제출하는 구조로, 대부분 지역에서 주민 동의율이 80~90%를 넘는 것으로 전해진다. 성남시는 이달 초안 접수 후 자문위원회 심의를 거쳐 9월 본안을 접수하고, 주민 공람과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해 연말 최종 지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공사비 상승이 단지들의 조기 선점 의지를 더욱 자극하고 있다. 공사비가 빠르게 오르는 상황에서는 하루라도 빨리 정비구역에 포함되는 것이 사업비 절감에 유리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분담금을 감수하더라도 재건축 추진 의지가 강하고 주민 동의율이 높으면서 주택 공급을 최대한 늘릴 수 있는 구역이 선정에 유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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