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 피해 외곽으로…추석 후 서울 집값, 양극화 속 전반적 강세 전망

전세 매물 부족으로 주거비 부담이 가중된 실수요자들이 대출이 비교적 용이한 서울 외곽 중저가 단지로 발길을 돌리면서, 강남3구와 비강남 지역 사이의 집값 온도차가 뚜렷해지고 있다. 추석 연휴 이후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이 같은 양극화 흐름이 더욱 고착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 노원구 부동산 중개업소 매물 광고
ⓒ 뉴시스

서울 아파트값은 85주째 상승하며 역대 최장 상승 기록을 경신한 상태다. 올해 누적 상승률은 약 8%로, 지난해 5%대를 크게 웃돌았다. 그러나 이 수치 안에는 상반된 두 흐름이 공존한다. 강남·서초에 이어 송파까지 하락세로 전환하는 사이, 성북·노원·강서·관악구 등 외곽 지역은 0.4~0.6%대 주간 상승률을 이어가며 서울 전체 지수를 떠받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의 배경에는 전월세 시장 불안이 자리한다. 입주 물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전세 물건마저 씨가 마르자, 불안감을 느낀 수요자들이 15억원 이하 외곽 단지 매수로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가 주택에 대한 대출 한도가 크게 축소된 반면 중저가 주택은 기존 대출 여건이 유지되면서 수요가 자연스럽게 이동한 결과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이를 강남권으로 갈아타려던 수요가 접근 가능한 가격대를 찾아 외곽으로 옮겨가는 '키 맞추기' 또는 순환매 장세로 해석한다.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전월세 시장 불안 때문에 살 수 있는 주택 위주로 가격이 올라가고 있다"며 "대출받아서 살 수 있고, 세금에 대한 불안이 비교적 적은 지역들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계속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권 약세가 서울 전체의 추세적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진단도 나온다. 서울의 만성적 공급 부족과 핵심 지역 대기 수요를 고려하면, 현재 나타나는 강남 급매 소화 및 가격 조정은 일시적 현상에 가깝다는 것이다.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강남3구 가격 조정폭이 커진다면 서울 전체 상승폭이 둔화될 수 있겠지만, 중하위 지역 강세로 전반적인 서울 가격 강세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강남권의 경우 현재 나와 있는 급매물과 가격 조정 현상이 가을 이사철에는 다소 완화될 수 있지만, 추가 하락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다만 변수는 남아 있다. 현재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7%에 육박한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올릴 경우 금리 상단이 8%에 달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금리가 오르면 이자 부담 때문에 내 집 마련을 미루는 수요자가 늘어날 수 있다"고 짚었다. 국회에서 논의 중인 세제개편안 역시 고가 주택 보유 부담을 가르는 기준이 될 수 있어, 강남권 수요 심리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결국 추석 이후 서울 집값은 '강남 조정·외곽 상승'이라는 이분법적 구도 속에서 전반적으로는 완만한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금리와 세제라는 두 가지 정책 변수가 어느 방향으로 기울지에 따라 시장 온도는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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