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본투표일인 3일, 서울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바닥나 유권자들이 발길을 돌려야 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투표율이 전회 선거 대비 높게 형성된 탓에 사전에 준비된 용지가 소진된 것으로, 일부 투표소는 오후 4시 30분께부터 투표 자체가 중단됐다.
국민의힘 서울시당이 오후 6시 기준으로 자체 집계한 결과, 투표용지 부족 현상이 확인된 투표소는 송파구 8곳(문정1동 제4투표소, 문정2동 제2투표소, 잠실2동 제6투표소, 잠실7동 제2투표소, 잠실4동 제5투표소, 가락2동 제3·7투표소, 위례동 제5투표소)을 비롯해 강남구 2곳, 광진구 1곳, 동작구 1곳 등 총 12곳에 달했다. 당은 해당 투표소들에서 제보 영상이 다수 접수되고 있다고 밝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율이 지난 선거보다 높아 일부 투표소에서 준비된 용지가 부족해졌으며, 현재 해당 투표소로 용지를 이송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기 중인 유권자는 투표 마감 시각이 지나더라도 정상적으로 투표할 수 있다"며 불필요한 혼란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용지 이송 과정에서 대기 시간이 크게 늘어났고, 투표를 포기하고 돌아간 사례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일 저녁 여의도 중앙당사 개표상황실에서 중앙선관위를 향해 "서울 지역의 선거 개표를 즉시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공직선거법 제196조를 근거로 들며 "선거 연기를 정식으로 요구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다른 곳에서 급하게 용지를 이송하는 과정에서 정상적인 투표지 관리가 이뤄졌는지 의구심이 매우 크다"고 지적하고, "오후 6시 이후에도 투표가 진행되면서 출구조사 결과가 투표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당내 다른 인사들도 일제히 목소리를 높였다. 정희용 선거대책본부장은 "단순한 선거 준비 부족을 넘어 책무를 저버린 처참한 수준"이라며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한 국민이 반드시 투표할 수 있도록 신속한 조치를 취하고, 이번 사태 원인을 국민 앞에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송 원내대표도 앞서 별도 입장문을 통해 "지금이 19세기도 아니고 말이나 되는 일인가"라며 선관위의 허술한 선거 준비를 강하게 질타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중앙선관위를 항의 방문하고, 선거가 끝나는 대로 진상 규명에 착수해 관련자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한편 선관위는 이날 오후 9시 공식 브리핑을 열어 대국민 사과를 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