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대출 한도에 맞는 중저가 아파트를 찾는 실수요자들이 서울 외곽으로 꾸준히 유입되면서 매매와 전세가 동시에 오르는 흐름이 장기화되고 있다. 도봉·강북·노원 등 6억원 안팎 단지를 중심으로 무주택 1인 가구와 신혼부부의 매수세가 이어지고, 이것이 중위지역의 연쇄 갈아타기 수요로 번지며 서울 전반의 가격을 밀어올리는 구조다.
한국부동산원이 16일 발표한 7월 둘째 주(13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매매가격지수는 전주와 동일한 0.30% 상승을 기록하며 74주 연속 오름세를 유지했다. 성북구(0.49%), 구로구(0.44%), 중구(0.40%), 강서구(0.38%), 중랑구·노원구·마포구(각 0.37%) 등 외곽 중하위권 지역이 상승을 주도했다. 전세가격지수도 0.28% 올랐다. 전주(0.31%) 대비 상승폭은 소폭 줄었지만 성북구(0.49%), 강동구(0.44%), 노원구·송파구(각 0.41%), 도봉구·금천구(각 0.40%), 강북구(0.37%), 중랑구(0.35%) 등 외곽 지역이 오름세를 이끄는 구도는 변하지 않았다.
경기도의 이번 주 매매가지수는 전주(0.23%) 대비 소폭 줄어든 0.21% 상승을 기록했다. 지난 1일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으로, 5일에는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으로 묶인 화성 동탄구와 구리시는 각각 0.73%, 0.31% 상승하는 데 그쳤다. 전주의 1.29%, 0.64%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동탄구는 올해 들어 6월 넷째 주 기준 아파트 매매가 누적 상승률이 11.38%로 전국 최고치를 기록했었고, 구리시도 같은 기간 7.87%나 올랐던 터라 규제 효과가 수치로 확인된 셈이다.
다만 같은 규제지역으로 묶인 용인시 기흥구는 이번 주 0.59%로 전주(0.56%)보다 오히려 상승폭이 커졌다. 규제 지역 인근의 수원 영통구(0.64%)와 광명시(0.59%)도 여전히 강한 오름세를 보였다. 동탄·구리 규제의 효과가 경기 남부 전반의 집값 안정으로 곧바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해당 지역 매도자들이 성남 분당, 용인 수지 등 선호 입지로 갈아타기를 시도하며 인근 지역으로 수요가 흘러드는 현상도 관찰되고 있다.
경기도 전세가지수도 전주(0.17%) 대비 소폭 줄어든 0.16% 상승을 기록했다. 광명시(0.53%)는 철산·하안동 재건축 추진 단지를 중심으로, 화성 동탄구(0.50%)는 영천·산척동 중소형 단지 위주로 전세 상승세가 이어졌다. 구리시(0.35%)는 인창·수택동 대단지, 하남시(0.32%)는 망월·신장동 위주로 올랐다. 한편 인천은 전주와 같은 0.03% 상승, 세종은 전주의 -0.05%에서 0.02%로 상승 전환했다.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서울 외곽의 강세 배경으로 정책대출 가능선인 6억원 안팎 아파트에 무주택 1인 가구와 신혼부부 등 실수요층의 진입이 지속되고 있는 점을 꼽았다. 외곽에서 시작된 실수요 유입이 중위지역의 갈아타기 수요를 자극해 중간 가격대까지 동반 상승시키는 구조가 고착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동탄·구리에 가해진 규제가 일부 효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수요 자체가 줄었다기보다 인근 지역으로 분산되고 있는 양상이어서 경기 남부 전반의 안정을 논하기엔 이른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