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르게 치솟던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이 2주 연속 줄어들며 숨 고르기 국면에 들어갔다. 반면 매수 심리는 강북권을 중심으로 오히려 개선되는 엇갈린 흐름이 나타나, 시장 저변에는 여전히 매수 대기 수요가 두텁게 깔려 있음을 시사했다.
KB부동산이 11일 내놓은 '7월 1주 주간 아파트시장 동향'을 보면 서울 매수우위지수는 87.3으로 전주(86.0)보다 1.3포인트 올랐다. 이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매수자와 매도자 가운데 어느 쪽이 많은지를 보여주는데, 100을 넘으면 매수자가, 밑돌면 매도자가 많은 시장으로 해석된다. 눈에 띄는 대목은 서울 내부의 온도차다. 강북 14개구 지수는 96.3으로 일주일 새 4.0포인트나 뛴 반면, 강남 11개구는 79.3으로 1.1포인트 떨어지며 3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가격 상승폭 둔화의 배경에는 최근 정부가 화성 동탄, 용인 기흥, 구리 등을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토지거래허가구역 등 이른바 '3중 규제'로 묶은 조치가 자리하고 있다. 대출 한도 축소 등 규제 여파로 급등세를 보이던 지역들의 상승폭이 순차적으로 조정 국면에 들어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전국 최고 상승률을 기록해온 화성 동탄구는 이번 주 1.36%로, 전주(2.27%) 대비 오름폭이 큰 폭으로 줄었다. 다만 전국 1위 자리는 유지했다.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과 규제 영향이 겹치면서 상승세가 한풀 꺾인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인접한 수원 영통구는 0.91% 올라 동탄에서 옮겨간 수요가 몰리는 이른바 '풍선효과' 조짐을 보였고, 구리시(0.78%), 광명시(0.74%), 용인 기흥구(0.54%), 하남시(0.52%) 등도 뒤를 이어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서울 내에서는 성북구(0.43%), 노원구(0.40%), 금천구(0.36%), 동작구(0.35%), 서대문구(0.33%) 등 강북·서남권 자치구가 상승세를 주도했다. 특히 노원구는 상계동 일대 재건축 추진 단지를 중심으로 오름폭이 컸다. 반면 서초구(0.06%)와 용산구(0.05%)는 상승폭이 크게 제한되며 대조를 이뤘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9% 올라 직전 주(0.11%)보다 오름폭이 줄었고, 수도권과 경기도는 각각 0.18%, 0.20%로 상승폭이 축소됐다. 서울은 0.22% 상승했는데, 지난달 15일과 22일 각각 0.25%를 기록한 뒤 29일 0.24%, 이번 주 0.22%로 2주 연속 상승폭이 줄어드는 흐름을 이어갔다.
전세시장은 매매와 달리 상승폭을 키웠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0.12%, 수도권은 0.21%, 서울은 0.29% 각각 올랐다. 서울에서는 성북구(0.92%), 광진구(0.66%), 금천구(0.64%), 강동구(0.59%), 노원구(0.51%) 등의 오름폭이 두드러졌다.
업계에서는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 매매가격 상승세가 진정 국면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전세 매물 부족이 여전한 만큼 전셋값 오름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함께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