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사내대출 9월 시행 후 수원 권선구 84㎡ 역대 최고가…셔세권 풍선효과 확산

삼성전자가 이달 1일부터 무주택 임직원을 대상으로 연 1.5% 저금리 주거안정대출을 시행하면서 수원 권선구 아파트 시장에 불이 붙었다. 동탄과 영통구를 거쳐온 '셔세권(삼성전자·SK하이닉스 셔틀버스 정류장 인근 지역)' 집값 상승세가 비규제지역인 권선구로 빠르게 옮겨붙는 모양새다.

삼성 사내대출 9월 시행 후 수원 권선구 84㎡ 역대 최고가…셔세권 풍선효과 확산
ⓒ 수원 권선구 금곡동 호반베르디움더센트럴

12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9월 1주차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권선구는 전주 대비 0.48% 상승해 전국 182개 시·군·구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바로 인접한 영통구도 0.47% 올라 2위에 나란히 올랐다. 팔달구(0.37%)와 장안구(0.38%)까지 동반 상승하며 수원 4개 구 모두 동탄 상승률을 웃돌고 있다. 1~3월 열 주 동안 권선구의 평균 상승률이 주당 0.14%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7~9월 들어 0.37%로 2.6배 빨라진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은 삼성전자 사내대출 제도가 직접적인 촉매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노사 합의를 통해 주거안정대출 제도를 신설하기로 했고, 집값 상승 우려가 제기되자 수도권과 6개 광역시의 경우 매매가 25억원 이하,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만 대상으로 한정해 9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매매 기준 최대 5억원, 전세 기준 최대 3억원을 연 1.5%에 빌릴 수 있어 시중 주택담보대출보다 금리가 크게 낮다. 제도 시행 기간은 2035년 말까지다.

권선구의 신고가 행진은 수치로 확인된다. 금곡동 '호반베르디움더센트럴' 전용 84.98㎡는 지난 7월 9억3500만원에 거래되며 권선구 84㎡ 면적대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썼다. 집값 급등기였던 2021년 8월의 종전 최고가(9억원)마저 넘어선 것이다. 같은 층 거래가가 3월만 해도 8억4800만원이었으니 넉 달 사이 8700만원이 뛰었다. 이 단지는 삼성전자 셔틀버스 정류장에서 도보 8분 거리다. 곡반정동 '수원하늘채더퍼스트1단지' 전용 84.96㎡도 8월 말 8억9000만원에 신고가를 기록했다. 2023년 하반기부터 3년 가까이 6억~7억원대에 머물던 단지다. 입주를 앞둔 세류동 '매교역팰루시드' 전용 84.14㎡ 분양·입주권은 8월 중순 이미 10억9150만원에 거래되며 10억원 선을 먼저 돌파했다.

이 같은 풍선효과의 발원지는 화성시 동탄이었다.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지정을 하루 앞둔 7월4일 동탄역롯데캐슬 전용 84.82㎡가 26억5000만원에 거래됐고, 이후 규제가 본격화하자 동탄의 아파트 거래량은 6월 1915건에서 7월 153건으로 92% 급감했다. 반면 인접한 영통구는 같은 기간 거래량이 509건에서 654건으로 28.5% 늘었다. 망포동 '힐스테이트영통' 전용 84.89㎡는 15억2500만원에 신고가를 기록하며 6월 대비 석 달 새 2억2500만원 올랐다. 동탄에서 막힌 매수세가 영통구를 거쳐 권선구로 차례로 이동한 셈이다. 권선구 거래량도 6월 542건에서 7월 640건으로 18.1%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승세의 구조적 배경으로 비규제지역이라는 점과 유동성 공급의 복합 작용을 꼽는다. 권선구는 삼성전자 수원·기흥·화성 사업장까지 차로 30~40분 거리인 데다 분당선·신분당선 접근성도 갖추고 있어, 동탄·영통 등 진입장벽이 높아진 지역의 대체 수요를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광의 통화량(M2) 증가세에 더해 사내대출과 성과급이라는 기업 단위 유동성이 특정 지역으로 집중 공급되는 구조가 가격 상승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다만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입주 물량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분양권 가격이 먼저 치고 나가면 준공 아파트가 뒤따라 오르는 동조화 패턴이 나타나는데, 단순한 풍선효과에 기대 단기간에 급등한 지역은 시장 분위기가 꺾일 때 가격이 빠르게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교통망이나 일자리 같은 지역 고유의 주거 여건보다 외부 수요 유입에 의존하는 상승세일수록 하방 리스크도 크다는 우려가 함께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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