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중위가격 역대 처음 12억 돌파…강북도 9억원대 진입

서울 아파트 매매 중위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12억원을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을 최대 6억원까지 받을 수 있는 15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 위주로 거래가 증가하면서 서울 전체의 중간 가격대를 끌어올린 결과다.

KB부동산이 30일 발표한 '3월 월간 주택가격 동향'(16일 조사 기준)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은 1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11억5000만원보다 4.35% 급등한 수치이며, 지난해 3월 9억9083만원과 비교하면 불과 1년 만에 2억917만원이나 오른 것이다.


중위가격은 집값을 크기 순서대로 정렬했을 때 가장 가운데 위치하는 값이다. 일부 초고가 주택의 영향을 크게 받는 평균값보다 시장의 체감 현실을 더욱 잘 반영한다는 점에서 주목받는 지표다.

권역별로도 뚜렷한 오름세가 나타났다. 한강 이북 14개 구의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은 9억1333만원으로 사상 처음 9억원 선을 넘었다. 강남 11개 구는 15억4333만원으로 전월 15억1333만원에서 상승했다. 다만 1년 전과 비교한 상승폭은 강남 11개 구가 3억원, 강북 14개 구가 7833만원으로 두 권역 간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 추이를 보면, 지난해 11월 1.72%까지 오른 뒤 12월 1.06%, 올해 1월 0.87%로 둔화됐다가 2월 1.34%로 반등했다. 이달에는 1.43%를 기록하며 상승폭이 다시 커졌다.

구별 상승률에서는 성북구가 2.72%로 가장 높았고, 동대문구 2.58%, 관악구 2.30%가 그 뒤를 이었다. 반면 강남구는 -0.16%를 기록하며 하락 전환했다. 강남구 아파트값이 내림세로 돌아선 것은 2024년 3월(-0.08%) 이후 정확히 2년 만이다. 강남권이 숨 고르기에 접어든 사이, 성북·노원 등 외곽 지역이 2%대 상승률을 보이며 서울 전체 중위가격을 밀어 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평균 매매가격도 최고 기록을 다시 갈아치웠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15억원을 돌파한 뒤 이달 15억5454만원까지 상승했다. 강북 14개 구 평균 매매가격도 11억1831만원으로 처음 11억원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주택담보대출 최대 한도를 적용받을 수 있는 '15억원'이 사실상 시장을 가르는 기준선이 됐다고 분석한다.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김효선 씨는 "통상 70% 수준이던 15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이 최근에는 80%를 웃돌고 있다"며 "올해 중저가 아파트 거래가 늘면서 거래량과 가격 상승이 함께 이어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코로나19 때처럼 급격한 회복 국면은 아니지만, 초고가에 쏠렸던 수요가 실수요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초고가와 중저가 간 가격 격차도 좁혀지고 있다"며 "서울로 수요가 집중되고 전월세 시장도 불안한 만큼 이 같은 흐름이 올해 내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15억원 이하 아파트 가격 상승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서울 전역으로 확대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과 전세 물량 감소도 매수 수요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6억7695만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 6억3513만원에 비해 4000만원 이상 오른 수치로, 역대 최고치인 6억7792만원(2022년 6월)에 근접한 수준이다.

신한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 양지영 씨는 "전월세 시장이 불안정해지자 무주택자들이 임대차 시장에 눌러앉지 않고 적극적으로 내 집 마련에 나서고 있다"며 "정부가 고가 아파트 수요는 억제하고 실수요자 대출 활용도를 높이면서 중저가 아파트 매수세가 한층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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