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부동산 세제개편안의 핵심 쟁점으로 '비거주 1주택자 예외 인정' 문제가 떠오르고 있다. 이번 개편으로 장기보유특별공제가 실거주 중심의 장기거주소득공제로 전환되면서, 전근·취학·질병 등 불가피한 사정으로 집을 비운 1주택자가 세제 혜택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정부는 발표 나흘 만에 시행령 단계에서의 추가 보완 가능성을 열어뒀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취학·직장 변경·질병 등 불가피한 실거주 예외 사유는 최대한 국민 입장에서 보겠다"며 "법 통과 후 시행령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국민 의견을 더 듣고 신축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정부안은 비거주 인정 기간 상한을 최장 3년으로 정하고 있지만, 구 부총리는 "진짜 불가피한 예외가 있다면 한 번 더 검토하겠다"며 3년을 초과하는 사례에 대한 추가 보완 여지도 남겼다.
정부가 마련한 예외 사유 목록은 △고등학교·대학교 취학 △직장 변경·전근 △1년 이상 치료·요양이 필요한 질병 △학교폭력 피해에 따른 전학 △취학·직장 사유의 해외체류 △60세 이상 직계존속 동거봉양 등이다. 1년 이상 계속 거주하던 주택에서 이 같은 사유로 다른 시·군으로 이사한 경우에 한해 비거주 기간을 최장 3년까지 거주기간으로 인정한다. 같은 시·군 내 이동은 원칙적으로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그러나 예외 인정 범위를 둘러싸고 현장에서는 이미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유치원·초등·중학교 단계의 취학은 제외 대상이고, 전근이나 해외 근무 기간이 3년을 넘기면 초과분은 거주기간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같은 서울 내에서 학교 때문에 이사한 경우는 안 되냐", "해외 파견 기간이 얼마나 될지 처음부터 알 수 없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예외 범위를 지나치게 좁히면 실질적인 실수요자가 혜택에서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번 개편으로 장기거주소득공제의 구조 자체도 크게 바뀐다. 현행 제도는 보유기간과 거주기간에 각각 연 4%, 최대 40%씩 공제해 합산 최대 80%를 적용한다. 2028년부터는 보유공제가 연 2%·최대 20%로 줄고 거주공제가 연 6%·최대 60%로 높아진다. 2029년 이후에는 보유공제가 완전히 폐지되고 거주기간에만 연 8%씩 최대 80%를 적용한다. 10년을 보유해도 실제로 살지 않으면 공제 혜택이 사실상 사라지는 구조로의 전환이다.
세 부담 변화와 관련해 구 부총리는 "시가 30억 원 이하 실거주 1주택자는 보유세와 양도세 모두 줄어드는 방향으로 설계했다"며 세 부담 증가 우려를 일축했다. 초고가 주택 기준에 대해서는 "40억~50억 원 구간에서 세 부담이 정상화되다 보니 시장이 그 구간을 초고가 기준으로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단계적 강화와 관련해서도 '사실상의 유예'라는 해석을 거듭 부인했다.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내년 5%포인트(p), 2028년 10%p, 2029년 이후 20%p가 순차 가산되며, 3주택 이상은 각각 10%p, 15%p, 30%p가 더해진다. 구 부총리는 이를 보유세 부담 증가에 맞춰 다주택자가 단계적으로 적응할 기회를 주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세제 보완 논의와 함께 대출 규제 완화와 주택 공급 확대 방침도 함께 예고됐다. 구 부총리는 대출 규제와 관련해 "청년·신혼부부·무주택 서민에 대한 핀셋 지원을 고민하고 있으며, 공급대책과 금융대책이 추가로 나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면적인 규제 해제보다는 실수요자를 선별해 지원하는 방향이다. 주택 공급은 완공까지 시간이 걸리는 아파트보다 비아파트를 중심으로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규제에 대해서는 추가 조치 없이 당분간 상황을 모니터링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지난달 31일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기본 예탁금을 1,000만 원에서 3,000만 원으로 높인 이후 거래 쏠림 현상이 완화됐다는 판단에서다. 구 부총리는 "이후 상황에 따라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