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개편이 가른 서울 집값 지형…강남은 관망, 강북·외곽은 질주

서울 아파트값이 78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고가 주택을 겨냥한 세제개편안 발표를 계기로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온도가 지역별로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강남 3구는 매도·보유·증여 사이에서 셈법이 복잡해진 보유자들이 결정을 미루면서 상승폭이 크게 제한된 반면,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북권은 오히려 상승 탄력이 붙는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세제개편이 가른 서울 집값 지형…강남은 관망, 강북·외곽은 질주
ⓒ 서울 강남 일대 전경[온라인커뮤니티]

6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8월 첫째 주(3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주(0.25%) 대비 0.26% 상승해 오름폭을 소폭 확대했다. 경기도(0.16%)와 인천(0.03%)도 전주보다 각 1bp(0.01%포인트)씩 상승폭이 늘었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09%, 수도권 전체는 0.17% 올랐으며, 지방도 0.01% 플러스를 유지했다.

이번 주 집값 흐름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강남권과 강북권의 명확한 온도 차다. 강남구(0.01%)·서초구(0.02%)·송파구(0.15%) 등 강남 3구는 서울 평균(0.26%)을 크게 밑도는 상승폭에 그쳤다. 고가 1주택자를 정조준한 세제개편안이 공개된 후, 보유자들이 매도·보유·증여 중 어느 쪽이 유리한지 따져보느라 거래 결정 자체를 뒤로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급매를 기다리는 매수자와 의사결정을 보류한 매도자 사이의 줄다리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서울 집값 상승을 실질적으로 이끈 것은 강북권과 외곽 지역이었다. 중구가 0.54% 올라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중랑구(0.52%)가 그 뒤를 바짝 쫓았다. 실제 거래 사례를 보면 중구 서울역센트럴자이 전용 59㎡가 지난 7월 16일 19억5000만원에 손바뀜되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중랑구의 대표 단지인 사가정센트럴아이파크도 같은 평형이 7월 6일 13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대출 한도 축소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은 6억원 안팎 아파트를 중심으로 실수요자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된 결과다.

그 외 성북구(0.49%)는 돈암·하월곡동 중소형을 위주로, 노원구(0.46%)는 상계·월계동 중심으로 올랐다. 서대문구(0.43%)는 홍제·남가좌동, 금천구(0.32%)는 시흥·독산동 주요 단지, 구로구(0.30%)는 개봉·구로동 역세권, 관악구(0.30%)는 신림·봉천동 대단지 등이 각각 상승을 이끌었다. 한국부동산원은 "국지적 관망 분위기 속에서도 재건축 추진 단지와 역세권·대단지를 중심으로 상승 거래가 꾸준히 발생했다"고 밝혔다.

경기도에서는 성남시가 두드러진 강세를 보였다. 분당구가 정자·구미동 구축 아파트 위주로 0.43% 오른 가운데 중원구(0.41%), 수정구(0.36%)도 나란히 상승폭을 키웠다. 이른바 '반도체 벨트' 지역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용인시 기흥구는 0.52% 올라 서울 평균을 웃돌았으며, 화성시 동탄구는 0.21%로 전주(0.15%)보다 오름폭이 확대됐다. 다만 규제지역 지정 이후 동탄 등지에서는 상승 속도가 이전보다 다소 완만해진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이번 주간 통계는 세제개편안 공개 전인 3일을 기준으로 조사가 마무리된 만큼, 발표 이후 시장 심리 변화가 가격에 온전히 반영되기까지는 추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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