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전국 집합건물 시장에서 10년 이상 장기 보유자의 매도 비중이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오는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와 이재명 대통령의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개편 발언이 잇따르면서 절세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장기 보유자들의 움직임이 본격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3월 전국에서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연립주택 등)을 10년 넘게 보유한 뒤 매도한 사람은 1만 9635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매도인 5만 9933명의 32.8%에 해당하는 수치다. 전년 동기 대비 3.7%포인트(p) 증가하며 해당 통계를 공개하기 시작한 2010년 1월 이래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서울은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3월 서울에서 10년 이상 보유 후 매도한 사람은 3865명으로, 전체 서울 매도인(1만 194명)의 37.9%를 차지했다. 특히 12억 원을 초과하는 고가 주택이 밀집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 장기 보유 매도세가 두드러졌다. 구별로는 서초구가 47.5%로 가장 높았고, 강남구 44.6%, 송파구 42.2%가 뒤를 이었다. 반면 집값이 상대적으로 낮은 중랑구(26.7%), 은평구(28.3%), 금천구(29.8%) 등 외곽 지역은 20%대에 그쳤다.
부동산 업계는 이 같은 현상의 배경으로 두 가지 세제 변수를 지목한다. 첫째는 이달 9일로 예정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다. 2022년 5월부터 한시 적용돼 온 이 조치가 끝나면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가 주택을 팔 때 기본세율에 2주택자는 20%p, 3주택 이상자는 30%p의 세율이 추가된다.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도 함께 사라진다. 정부는 추가 유예 연장은 없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한 상태다.
둘째는 이재명 대통령이 연이어 꺼내 든 장특공제 개편 카드다. 이 대통령은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살지도 않으면서 오래 보유했다는 이유만으로 양도세를 깎아주는 건 주택 투기를 권장하는 정책"이라며 비거주 보유 기간에 대한 공제를 줄이고 실거주 기간 공제를 늘리는 방향의 제도 개편 의지를 거듭 밝혔다. 조세 전문가들은 관련 개편안이 오는 7월 세법개정안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현행 소득세법은 1가구 1주택자가 12억 원을 초과하는 주택을 팔 때 10년 이상 보유·거주 요건을 충족하면 양도세를 최대 80%까지 공제해 준다. 만약 보유 기간에 따른 공제가 전면 폐지될 경우 최소 거주 요건만 충족한 고가 1주택자의 공제율은 현행 최대 48%에서 8% 수준으로 급감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실상 장기 보유에 따른 절세 효과 대부분이 사라지는 셈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와 장특공제 개편 논의가 동시에 불거지면서 오랫동안 주택을 보유해 온 집주인들이 '지금이 마지막 절세 기회'라고 판단하고 서둘러 매물을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