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희망이 주식밖에 없다"는 청년들…신용융자 잔고 1년 새 두 배 껑충

국내 주요 증권사에서 20대의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가 1년 사이에 두 배 이상 불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가운데, 취업난과 고물가에 시달리는 청년층이 레버리지 투자에 공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손실 위험도 함께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남은 희망이 주식밖에 없다"는 청년들…신용융자 잔고 1년 새 두 배 껑충
(출처 : 헤럴드경제)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내 10대 증권사(미래에셋·한국투자·삼성·KB·NH·신한·메리츠·키움·하나·대신증권)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달 둘째 주 기준 20대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423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888억원)과 비교하면 두 배가 훌쩍 넘는 수준이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란 투자자가 주식 매입 자금을 증권사에서 빌린 뒤 아직 갚지 않은 금액을 뜻한다. 주가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자가 늘수록 이 수치도 함께 오르는 경향이 있다.

전체 연령대를 통틀어도 빚투 열기는 뚜렷하다. 10대 증권사의 전체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해 4월 둘째 주 14조4270억원에서 올해 28조2629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뛰었다. 30대는 1조6434억원에서 3조1950억원으로, 40대는 3조8944억원에서 7조2728억원으로, 50대는 4조8899억원에서 9조647억원으로 각각 늘었다. 60대(2조9209억원→6조1694억원)와 70대 이상(8865억원→2조1341억원)도 일제히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러한 흐름은 코스피가 전날 사상 처음으로 장중 6700선을 돌파하는 등 증시 강세장이 지속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가 크게 자극된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사회초년생인 20대와 은퇴 연령층을 중심으로 투자 자금 마련을 위해 신용융자에 기대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문제는 빚을 내서 투자해도 수익은 기대에 못 미친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이 국내 대형 증권사 2곳의 개인 투자자 종합계좌 약 460만 개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1~9일 신용융자를 이용한 투자자의 계좌별 평균 수익률은 -19.0%로 나타났다. 신용융자를 사용하지 않은 투자자(-8.2%)에 비해 손실 폭이 2.3배나 컸다.

20대의 손실은 더욱 두드러진다. 신용융자를 사용한 20대 계좌의 평균 손실률은 -17.8%로, 미사용 계좌(-6.7%)의 약 2.7배에 달했다. 30대도 신용융자 사용 계좌(-18.2%)가 미사용 계좌(-6.6%)보다 2.8배 더 큰 손실을 기록했다.

투자 규모가 작을수록 손실 격차는 더 벌어졌다. 투자금 1000만원 미만인 신용융자 사용 계좌의 수익률은 -20.7%로 미사용(-7.5%) 대비 2.8배 수준이었으며, 20대 소액 투자자의 경우 손실 배율이 3.2배까지 치솟아 전 연령·규모를 통틀어 가장 큰 격차를 보였다.

강민국 의원은 "금융 지식이 부족하고 경제적 기반이 취약한 취준생과 학생들이 주가 상승 분위기에 휩쓸려 1년 새 빚을 두 배 넘게 늘린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현상"이라며 "청년들의 무분별한 빚투는 개인의 파산을 넘어 우리 사회의 거대한 잠재적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융당국과 증권업계도 경계 수위를 높이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신용융자 규모가 과거 대비 특별히 높지 않다는 평가도 있지만, 최대한 경각심을 갖고 시장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필요시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증권사들도 선제 대응에 나섰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2일부터 알테오젠·하이브·LG에너지솔루션·카카오·이수스페셜티케미컬 등 20개 종목에 신규 융자 제한 등급을 적용했고, KB증권도 같은 날 SK하이닉스 차액결제거래(CFD) 신규 매수를 차단했다.

금융감독원도 지난달 주요 증권사를 소집해 신용융자와 CFD 등 레버리지 거래에 대한 내부 리스크 관리 체계 재점검을 요청하는 한편, 신용융자 금리 인하나 수수료 이벤트 등 투자 유인 행위를 자제하도록 주문했다.

강 의원은 "금융당국이 청년층을 대상으로 신용융자 위험성 교육을 강화하고, 증권사의 무분별한 신용 공여에 대한 모니터링도 확대해야 한다"며 "청년들이 올바른 자산 형성 경로를 밟을 수 있도록 선제적인 예방책과 안전장치를 즉각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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