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신도시 재건축 본궤도…기대와 숙제가 함께 달린다

30년 넘은 노후 아파트가 새 도시로 거듭날 수 있다는 기대가 현실에 가까워지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1기 신도시 선도지구 15곳 중 8곳을 특별정비구역으로 지정하면서 재건축 사업이 본격적인 행정 절차에 진입했다. 용적률 상향, 안전진단 완화, 통합심의 등 제도적 지원이 뒤따르는 만큼 자산가치 회복에 대한 주민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1기 신도시 재건축 본궤도…기대와 숙제가 함께 달린다
ⓒ 일산 신도시 전경

이번에 특별정비구역으로 지정된 곳은 성남 분당의 양지마을·샛별마을·시범단지 현대우성·목련마을, 안양 평촌의 꿈마을금호·꿈마을우성, 군포 산본의 자이백합·한양백두 등 8곳이다. 정부는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을 근거로 정비계획 수립과 인허가 절차를 대폭 단축해, 통상 8~10년 이상 걸리는 재건축 과정을 6년 안에 마무리 짓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지역별 정비 물량도 일산 2만4,800가구, 중동 2만2,200가구, 분당 1만2,000가구, 평촌 7,200가구, 산본 3,400가구로 확대됐다.

정부가 제시한 목표 일정은 2027년 착공, 2030년 입주다. 선도지구로 지정된 단지들은 한국부동산원의 분담금 산출 지원과 국토부·교육부 간 업무협약을 통한 학교 부지 선제 관리 등 맞춤형 행정 지원을 받는다. 이주 방식과 관련해서는 별도 이주 전용 단지를 조성하기보다 기존 주택 시장을 활용하되, 초기 임대주택으로 활용 후 분양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주 대책의 구체적인 내용은 광역교통 개선 방안과 함께 별도로 발표될 예정이다.

물론 풀어야 할 숙제도 남아 있다. 공사비와 금융비용 상승으로 조합원 추가 분담금 부담이 커진 데다, 단지의 기존 용적률·입지·일반분양가에 따라 부담 수준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현재 재정비 기준 용적률은 분당 326%, 일산 300%, 평촌 330%, 산본 330%, 중동 350% 수준으로, 신규 일반분양 물량이 제한적인 단지일수록 분담금 규모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 경기주택공사 설문조사에서는 주민의 77.6%가 분담금이 예상을 넘더라도 입주 의향이 있다고 답해 재건축에 대한 주민 의지 자체는 여전히 강하게 나타났다.

이주 수요 집중에 따른 전세시장 영향도 사전 관리가 필요한 부분이다. 1기 신도시는 30만 가구에 육박하는 대규모 계획도시인 만큼, 분당·평촌처럼 학군 수요가 강한 지역에서는 기존 생활권 안에서 이주처를 찾으려는 경향이 강해 임대차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있다. 인근 임대주택과 신규 공급 여력을 함께 확충하는 것이 사업 속도만큼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분당재건축연합회는 이주 수요의 선제적 관리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이주 대책 논의가 재건축 추진 자체를 지연시키는 방향으로 흘러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비업계에서는 "자산가치 상승 기대와 현실적인 부담을 균형 있게 인식하면서, 감당 가능한 분담금 구조와 구체적인 이주 방안을 함께 설계해 나간다면 1기 신도시 재건축은 충분히 성공 모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기대와 숙제가 공존하는 1기 신도시 재건축, 그 첫 번째 시험대가 막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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