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부부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를 29억 원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매수인을 채무자로 하는 채권최고액 17억7000만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국민의힘이 일제히 "꼼수 매매"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대법원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는 공동 소유하던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양지마을 1단지 금호아파트를 지난 14일 매매 계약하고, 16일 김 모(55) 씨와 조 모(54) 씨 공동명의로 소유권을 넘겼다. 같은 날 이 대통령 부부를 근저당권자, 매수인을 채무자로 하는 채권최고액 17억7000만 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됐다. 이는 잔금 납부 시점인 오는 10월까지 매수인의 채무를 담보하는 구조로, 잔금 지급이 완료되면 근저당권도 함께 말소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거래 자체보다 그 타이밍과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함인경 국민의힘 대변인은 "해당 아파트가 이달 말 재건축 사업시행자 지정 고시를 앞두고 있어, 그 전에 소유권 이전을 마치지 못했다면 매수인이 조합원 지위를 승계받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이 거래 배경으로 거론된다"고 지적했다. 사업시행자 지정 고시 이후에는 조합원 지위 양도가 제한돼 매물이 현금청산 대상이 되기 때문에, 그 직전에 거래를 서둘러 마무리해 재건축 이익을 챙겼다는 주장이다.
주진우 의원은 "평범한 국민은 집을 팔고 잔금을 받은 뒤에야 다른 집을 구할 수 있어 이런 거래 구조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청와대에 거주해 이사 걱정이 없는 대통령이기에 가능한 방식"이라고 꼬집었다. 나경원 의원 역시 "은행 대출이 막혀 있는 상황에서 매도인이 직접 사금융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규제를 우회한 것"이라며 "본인이 규제로 막아놓은 거래를 개인 간 대출로 뚫어버린 꼼수 매매"라고 했다. 송언석 의원도 "이 대통령은 국민에게 적용한 규제와 자신의 거래 방식이 어떻게 달랐는지 분명히 설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최근 대출 규제 강화 이후 개인 간 근저당권을 활용해 잔금 납부 시점을 조정하는 거래가 드물지 않다는 설명도 나온다. 예정대로 10월 잔금 지급과 함께 근저당권이 말소된다면 일반적인 담보 거래의 형태로 마무리되는 것이라는 시각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현재 부동산 시장을 가격 고점으로 판단하고 매각을 결정했으며, 매각 대금은 ETF 등 금융 투자에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4일 국무회의에서 "나는 이제 집이 없다"고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월 해당 아파트를 매물로 내놓을 당시 청와대는 "거주 목적의 1주택 소유자였지만 부동산 시장 정상화 의지를 국민에게 보여주겠다는 뜻"이라고 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근저당 설정 논란이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 방향과 맞물려 당분간 논쟁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