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기점으로 서울 아파트 시장이 거래 급감과 매물 잠김이라는 이중 침체에 빠져들고 있다. 보유세 강화를 핵심으로 한 세제개편안 발표가 이달 말에서 다음 달 초 사이로 예정된 가운데,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방향을 정하지 못한 채 숨을 고르는 형국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19일 기준 6월 서울 아파트 계약 신고 건수는 4783건으로, 5월의 8739건 대비 54.7% 수준에 머물고 있다. 신고 기한이 이달 말까지 열흘 이상 남아 있지만, 현재 추이를 감안하면 최종 거래량이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5월의 60% 안팎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7월 역시 19일 현재 신고 건수가 1287건에 불과해 6월보다 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급격한 거래 감소는 세제 이벤트가 집중된 상반기의 반작용이다. 정부가 양도세 중과를 앞두고 다주택자의 매물 출회를 유도하기 위해 5월 9일까지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하는 경우에 한해 중과를 유예하기로 하면서, 4월 거래량은 8641건, 5월도 8739건에 달하는 이례적인 거래 급증이 나타났다. 토지거래허가 신청 건수 역시 4월 8925건을 정점으로 5월과 6월 연속 감소해 6월에는 5382건으로 집계됐다. 4월 고점 대비 39.7% 줄어든 수치다.
유예 종료 이후 쌓인 매물도 시장에서 빠르게 사라졌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19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 건수는 6만768건으로, 양도세 중과 시행 직전인 5월 9일의 6만8495건보다 11.3% 감소했다. 절세를 위해 시장에 내놓았던 매물을 거둬들인 결과다. 헤럴드경제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물건은 최근 수주간 1만6000채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매물 감소는 단순히 팔려는 의지의 부재가 아니다. 다주택자들이 양도세 중과 재개로 매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의 상황을 지켜보기로 하고 버티기에 들어간 결과다. 동대문구에서는 수십 건의 매수 문의가 이어졌음에도 단 한 차례 집을 보여주지 않은 채 매물을 거둔 사례도 확인됐다.
업계에서는 세제개편안의 구체적인 방향에 따라 권역별로 상반된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반포·압구정 등 초고가 밀집 지역에서는 보유세 부담을 피하려는 급매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반면, 강북 등 비강남권에서는 오히려 거래가 살아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송파구 잠실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초고가 주택 기준이 공시가격 30억원으로 결정된다면 잠실 전용 84㎡는 새 누진세율 대상에서 벗어나 오히려 매수세가 붙을 수 있다"며 "비거주 보유자들이 유예기간 중 급매를 내놓을 가능성도 있어 개편안 내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급 측면에서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27년부터 2029년까지 서울의 연평균 예상 입주 물량은 1만332가구로, 적정 수준인 4만7000가구를 크게 밑돈다.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공급 대책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세금을 올리더라도 시장에는 단기 충격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며 "오히려 공급 부족과 임대차 불안이 전월세 가격을 끌어올리고, 결국 매매가격을 자극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