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까지 1억 4000만원·취업 전 2000만원 무이자"…청년 생애지원 전면 확대

산업구조 변화와 저성장 기조 속에서 일자리와 주거, 자산 형성에서 구조적 어려움을 겪어온 청년세대를 겨냥해, 정부가 내년도 예산에서 청년 관련 지출을 53.5% 대폭 확대하는 종합 투자 전략을 발표했다. 출생부터 34세 자립까지 한 명당 최대 약 2억 원에 달하는 혜택을 설계한 이번 전략은 청년 문제를 개인이 아닌 국가가 해결해야 할 구조적 과제로 명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18세까지 1억 4000만원·취업 전 2000만원 무이자"…청년 생애지원 전면 확대
ⓒ 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

정부는 28일 청와대 충무실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청년 예산 언박싱 2027' 행사를 열고 관계부처 합동 '청년 성장단계별 종합투자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내년 청년 예산 규모는 올해 28조 2,000억 원에서 43조 3,000억 원으로 늘어나며, 이는 약 15조 1,000억 원이 추가된 규모다. 정부가 이처럼 청년 예산을 대폭 늘린 배경에는 최근 청년층이 첫 일자리 진입 지연, 자산 형성 부담 심화 등 구조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는 진단이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청년 세대를 가리켜 세대별로 "가장 취약한 계층이 됐다"며, 일자리를 구하고 집을 마련하며 삶을 계획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현실을 짚었다. 이어 청년들에게 "더 노력하라"고 말하기에 앞서 노력한 만큼의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국가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고성장 시대와 달리, 저성장으로 일자리와 기회 자체가 줄어든 지금의 청년들에게는 국가가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줘야 한다는 인식을 반영한 발언이다.

이번 전략의 핵심은 출생 직후부터 34세 자립 시점까지 생애주기 전반을 촘촘하게 연결하는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부모 소득이 기준중위소득 100%이고 지방 우대 지역 첫째 자녀라는 조건에서 청년 개인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은 18세까지 최대 1억 4,057만 원, 34세까지는 약 1억 9,582만 원으로 정부는 추산했다. 지원액이 현재보다 네 배가량 늘어나는 수준이다.

0~18세 구간에서는 기존에 분산되어 지급되던 현금성 급여를 통합·확대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부모급여와 첫만남이용권을 묶어 '아이맞이지원금'으로 개편하고, 출생 순위와 거주 지역에 따라 총 1,000만~2,000만 원을 연간 4차례 나눠 지급한다. 또 0~12세 아동을 대상으로 한 '아동기본수당'을 내년 7월 도입해 0~1세에게는 월 최대 60만 원, 2~12세에게는 월 최대 30만 원을 지급할 계획이다. 기존 월 10만 원이던 아동수당에 비해 두세 배 확대되는 수준이다. 여기에 출생부터 만 18세까지 정부와 부모가 함께 적립하는 '우리아이자립펀드'를 신설해 만기 시 6,000만 원에서 1억 원가량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기준중위소득 50% 이하 저소득층 가구 아동에게는 부모 납입과 무관하게 정부가 연 120만 원을 별도 지원한다.

19세 이후 취업·창업 준비 단계에서는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방점이 찍혔다. 정부와 기업이 함께 실습 지원비를 부담하는 '첫 경력 프로젝트'를 신설해 6만 명을 지원하고, 정부 역량 프로그램 수료 청년을 채용하는 중소·중견기업에는 1인당 연 720만 원의 채용장려금을 지급한다. 창업 분야에서는 기술 기반 청년 창업기업을 발굴·지원하는 '청년 창업 패키지'와 개방형 프로그램인 '모두의 창업'을 확대하고, 4대 과학기술원에 창업원을 신설해 2030년까지 청년 창업가 10만 명 이상을 양성할 계획이다.

교육 분야에서는 지방 국립대 전액 장학금을 신설하고, 지방 사립대 학생을 위한 지역인재 장학금 지원 인원을 기존 4,000명에서 1만 명으로 확대한다. 대학생 대상 AI 공동 구독 지원도 포함됐다. 주거 지원의 문턱도 낮춘다. 청년 월세 지원 소득 기준을 기준중위소득 60% 이하에서 100% 이하로 완화하고, 양질의 보편형 공공임대주택을 청년층에 50% 이상 배분하며,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보증료와 청년 주택드림통장의 가입 소득 요건도 완화할 계획이다.

자산 형성 지원도 두드러진다. 취·창업을 준비하는 청년에게는 최대 2,000만 원 규모의 '청년 기회자금'을 도입하고, 취업·창업 때까지 이자를 면제한 뒤 이후 연 2~5% 금리로 상환하도록 했다. 청년미래적금은 가입 요건을 대폭 완화해 기존 총급여 7,500만 원 이하, 가구 중위소득 200% 이하 조건을 폐지하고 모든 청년에게 문을 열었다. 이에 따라 지원 대상이 약 580만 명에서 약 960만 명으로 늘어난다. 또 청년이 매월 50만 원씩 3년간 적립한 뒤 만기 때 청년형 ISA에 일시 납입할 수 있는 연계 방안도 마련된다. 우대형 정부기여금 비율도 기존 12%에서 15%로 올린다.

혼인·출산 지원도 현금성 급여 중심으로 강화된다. 혼인신고를 마친 부부에게 생애 한 차례 100만 원의 혼인지원금을 지급하고, 구직을 단념했거나 고립·은둔 상태인 청년 3,000명에게는 맞춤형 일 경험을 제공해 자립을 돕는다. 생애 첫 국민연금 보험료 4만 2,000원도 정부가 지원한다.

관건은 막대한 재정 투입이 실제 청년 체감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다. 일자리와 주거, 자산 형성 등 청년이 직면한 근본 문제에서 실질적 변화가 나타날 경우 정책 신뢰를 높일 수 있지만, 체감도가 낮다면 재정 투입 대비 효과에 대한 논란에 직면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43조 3,000억 원 규모의 청년 예산이 얼어붙은 청년 민심을 실질적으로 움직일 수 있을지, 이재명 정부의 또 다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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