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택자도, 2030도 등 돌렸다…부동산 불신, 세금 저항 넘어 실수요층까지 번졌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신이 다주택자를 넘어 무주택자와 2030세대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집값 안정을 위한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전월세 가격 상승 우려까지 확산되면서, 정작 주거 안정을 바라는 실수요층마저 등을 돌리는 양상이다.

무주택자도, 2030도 등 돌렸다…부동산 불신, 세금 저항 넘어 실수요층까지 번졌다
ⓒ 연합뉴스

정부가 세제 강화를 통해 투기 수요를 억제하고 주거 안정을 이끌어내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시장의 반응은 기대와 크게 다른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이달 10~12일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부정 평가는 56%로 긍정 평가(34%)를 22%포인트 웃돌았다.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전월세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응답도 55%에 달해, 내릴 것이라는 응답(8%)의 7배에 육박했다.

이 같은 부정 여론이 단순히 세금 부담을 우려하는 유주택자만의 반응이 아니라는 점이 주목된다. NBS 조사에서 2주택 이상 보유자의 부정 평가는 68%로 가장 높았지만, 무주택자 역시 57%가 부동산 정책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1주택자의 부정 평가도 54%로 과반을 넘겼다.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 강화가 전·월세 매물 감소나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무주택자 여론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갤럽이 이달 11~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확인됐다. 유주택자의 50%가 세제개편안이 주택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한 가운데, 무주택자에서도 38%가 같은 입장이었다. 반면 무주택자의 긍정 전망은 20%에 그쳤다.

연령별로는 2030세대의 반감이 특히 두드러진다. NBS 조사에서 30대의 부정 평가는 72%로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았으며, 18~29세에서도 67%에 달했다. 주택 구매와 결혼·출산을 앞두고 내 집 마련 수요가 본격화하는 시기임을 감안하면, 정부 정책이 정작 가장 절실한 층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갤럽 조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18~29세에서는 세제개편안이 주택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응답이 긍정 전망보다 25%포인트 높았고, 30대에서는 부정 전망이 50%로 긍정 전망을 32%포인트 앞섰다. 두 조사를 종합하면 2030세대는 현재의 부동산 정책을 부정적으로 평가할 뿐 아니라 세제개편 이후 주택시장의 미래에 대해서도 낙관하지 않는다는 점이 명확히 드러난다.

지역별로는 서울과 수도권에서의 반감이 특히 강하게 나타났다. NBS 조사에서 서울의 부동산 정책 부정 평가는 65%, 인천·경기는 58%를 기록했다. 갤럽 조사에서도 서울 응답자의 51%가 세제개편안이 주택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으며, 인천·경기에서도 부정 전망이 48%로 긍정 전망(25%)의 두 배에 가까웠다.

수도권 민심의 이탈은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갤럽이 이달 18~20일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서울 지역 긍정 평가는 직전 주 대비 10%포인트 급락해 32%로 떨어진 반면, 부정 평가는 9%포인트 오른 56%를 기록했다. 이보다 앞선 8월 2주 차 갤럽 조사에서는 이 대통령 국정 긍정 평가가 취임 후 처음으로 부정 평가에 역전되는 '데드크로스'가 발생하기도 했다.

국정 부정 평가의 이유로는 부동산 정책이 단연 1위를 차지했다. 이달 18~20일 조사에서 국정 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의 28%가 부동산 정책을 이유로 꼽았으며, 경제·민생(12%), 국방·안보·대북 문제(7%)가 그 뒤를 이었다. 부동산 이슈는 지난달 넷째 주부터 부정 평가 이유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정부가 5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종료한 지 석 달 만에 조정대상지역 양도세 중과를 한시 완화하는 방향으로 방침을 바꾼 것도 시장 신뢰를 흔드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기사에 인용된 두 조사는 모두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 추출해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진행됐다. NBS 조사의 응답률은 20.4%,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갤럽 조사의 응답률은 9.7%,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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