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만8000가구 도심복합사업 후보지 발표…서초·용산·목동 등 11곳 확정

3년여 만에 재개된 서울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이 이번엔 강남권까지 영역을 넓혔다. 서초·송파구가 처음으로 후보지에 이름을 올리며 1만8000가구 공급의 물꼬를 텄지만, 공사비 상승과 국토부·서울시 간 행정 협의라는 두 변수가 실제 사업 속도를 가를 관건으로 지목된다.

서울 1만8000가구 도심복합사업 후보지 발표…서초·용산·목동 등 11곳 확정
ⓒ파이낸셜뉴스

국토교통부는 30일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도심복합사업) 신규 후보지 11곳을 최종 선정했다고 밝혔다. 총 공급 규모는 약 1만8000가구다. 2023년 이후 3년 만에 재개된 이번 후보지 발굴은 올해 3월 공모를 시작해 서울 16개 자치구에서 총 44곳·약 6만가구 규모의 주민 제안이 접수될 만큼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이번 후보지의 가장 큰 특징은 강남 3구가 처음으로 포함됐다는 점이다. 서초구 방배동 이수역 동측(4·7호선 환승역 인근 2만2997㎡, 918가구)과 송파구 올림픽공원 인근(935가구)이 후보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기존에 강남 3구에서는 주민 제안 자체가 접수되지 않았다. 용적률 특례 등 사업 여건이 개선되고, 이번 공모부터 정부가 법정 요건 외에 사업성과 주민 참여 의향을 함께 심사하면서 서울 전 지역으로 문이 열린 셈이다.

입지 경쟁력도 한층 높아졌다. 11곳 가운데 절반이 넘는 6곳이 역세권형이다. 용산 효창공원앞역 북측, 서초 이수역 동측, 광진 아차산역 동측, 구로 오류동역 남측, 성북 성신여대입구역 북측, 양천 염창역 남측 등이 선정됐다. 과거 도심복합사업이 상대적으로 사업성이 낮은 노후 저층 주거지 위주였던 것과 비교하면 입지 수준이 크게 달라진 것이다.

사업성 확대를 뒷받침하는 제도 변화도 동반됐다. 정부는 올해 역세권과 저층 주거지에서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3종 일반주거지역·준주거지역 법적 상한 용적률의 최대 1.4배까지 적용할 수 있도록 특례 대상을 확대했다. 용적률이 높아지면 공급 가구 수가 늘어나고, 일반분양 물량을 늘려 주민 분담금을 낮출 여지도 커진다. 또 준주거지역 비주거시설 설치 의무를 제외할 수 있도록 하고 상업지역 내 비율도 10%에서 5%로 완화하는 등 규제도 손봤다.

이 같은 제도 개편의 배경에는 1기 도심복합사업의 부진이 자리한다. 2021~2022년 서울에서 발표된 후보지 55곳 중 현재 사업이 유지되는 곳은 34곳에 그친다. 전체의 38.2%에 해당하는 21곳이 중도에 탈락했다. 살아남은 34곳도 진척이 더디기는 마찬가지다. 올해 8월 기준 3곳이 후보지 단계, 8곳은 예정 지구, 16곳은 지구 지정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인천 제물포를 제외하면 착공에 들어간 지구가 없다. 조합 설립과 관리처분계획 절차를 줄여도, 낮은 사업성의 벽을 넘지 못한 현장이 다수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사비 상승은 이번 사업의 새 변수로 꼽힌다. 용적률을 높여 주택 수와 일반분양 물량을 늘리더라도 공사비가 동반 상승하면 주민이 부담해야 할 추가분담금이 다시 커질 수 있다. 용적률 인센티브가 사업성 개선으로 이어지는 연결 고리가 약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행정 절차 측면에서는 국토부와 서울시 간 협의 속도가 관건이다. 도심복합사업은 국토부가 지구 지정을, 서울시가 복합사업계획 승인을 각각 담당한다. 두 기관의 절차가 순차적으로 진행돼야 하는 구조인데, 실제 기존 사업지에서는 협의가 지연된 사례가 있었다. 국토부는 지난 7월 서울시에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조속 추진 촉구' 공문을 보내고, 사전기획협의체를 통해 불광근린공원 등 5곳과 고덕역의 협의 일정이 연기된 데 따른 후속 조치를 요청한 바 있다.

정부는 이번 신규 후보지에 대해 2027년 상반기 예정 지구 지정을 거쳐 2030년 하반기 착공을 목표로 제시했다. 후보지 선정에서 착공까지 약 4년 안에 마치겠다는 구상이다. 공공주택 특별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도심복합사업 일몰 기한이 2029년 말까지 3년 연장되고, 사업 추진의 불확실성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국토부 주택공급정책관은 "개선된 제도를 바탕으로 후보지 선정 이후에도 사업이 신속하고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기존 사업에서 반복된 지연 전례를 감안하면, 주민 동의 유지와 사업성 확보, 두 기관 간 행정 절차의 연속성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이어가느냐가 이번 계획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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