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 직장인 급여의 33% 돌파…강남은 월급 전액 넘기도

서울 아파트 월세가 직장인 평균 급여의 3분의 1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162만원으로 집계됐다. 고용노동부 조사에서 서울 직장인 평균 급여가 지난해 4월 기준 476만 5000원(상용근로자 1인 이상 사업체 근로자 1인당 임금 총액)임을 감안하면, 평균 월세만으로도 급여의 33%가 소진되는 셈이다. 부동산 업계가 재무 건전성 기준으로 제시하는 '30% 룰'—월 소득의 30% 이하로 주거비를 관리하라는 권고—을 이미 넘어섰다.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 직장인 급여의 33% 돌파…강남은 월급 전액 넘기도
ⓒ 뉴시스

급여 수준이 대기업이나 IT·금융·전문과학기술업 등 고임금 업종과 격차가 큰 경우라면 서울 평균 월세만 감당해도 주거비가 급여의 절반을 웃돌 수 있다. 외벌이 가구가 월세로 300만원을 지출하면 남는 소득은 약 180만원에 불과하다. 여기서 세금·교통비·식비·공과금·통신비 등 고정비를 빼면 사실상 저축 여력이 사라진다.

이처럼 가처분소득을 잠식하는 월세 상승은 구조적 요인에서 비롯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집주인의 실거주 전환과 토지거래허가제가 맞물리면서 임대차 매물 자체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달 기준 서울 아파트 월세 매물(아실 집계)은 1만 7393건으로, 1년 전(1만 9521건)보다 11% 감소했다. KB농협은행 부동산 부문에서는 전셋값 상승이 월세를 끌어올리는 구조여서 공급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당분간 월세 안정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매물 감소폭은 도심 외곽에서 더 가파르다. 25개 자치구 가운데 중랑구가 65.8%(277건→95건)로 가장 큰 폭으로 줄었고, 동대문구(735건→271건, 63.2%), 구로구(331건→148건, 55.3%)가 뒤를 이었다. 저가 임대 수요가 밀집한 외곽 지역일수록 매물 공백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다.

개별 단지 시세를 보면 상황이 더 뚜렷하다. 서울 성북구 길음동 래미안길음센터피스 전용 59㎡의 최근 월세 시세는 보증금 2억원 기준 270만~300만원으로 형성돼 있다. 지난해 초 같은 평형이 160만원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1년 남짓 만에 140만원 가까이 오른 것이다. 같은 단지 84㎡는 보증금 2억원 기준 월 320만원에 호가된다.

신혼부부 수요가 집중된 이문동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이문동 래미안라그란데 59㎡는 보증금 1억원 기준 260만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자녀가 없는 2인 가구가 관리비와 공과금까지 부담하면 월 주거비가 300만원에 육박한다. 해당 면적 역시 지난해 초에는 보증금 1억원 기준 150만~175만원 수준이었다.

300만원에 근접하는 서울 일반 아파트 월세가 초역세권 서비스 레지던스와 비교되기 시작한 점도 눈길을 끈다. 영등포구에 위치한 호텔식 하우스키핑 서비스를 제공하는 레지던스의 경우 10개월 이상 장기 투숙 시 월 임대료가 235만원으로, 일부 아파트 월세보다 저렴한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강남 3구의 상황은 한층 심각하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84㎡ 한 호가는 보증금 1억원 기준 월 520만원으로, 서울 직장인 평균 급여를 상회한다. 지난해 8월 같은 보증금 조건에서 400만원 초중반이던 시세가 1년 새 100만원 이상 뛴 결과다. 강남에서 시작된 월세 급등이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을 비롯한 외곽 지역까지 전이되는 흐름이 이어지면서 서울 전역의 임대차 시장이 동반 압박을 받고 있다.

이번 주 인기 글

NEWS

댓글 쓰기

💬 욕설 및 비방, 홍보성 댓글은 사전 통보 없이 삭제됩니다.

다음 이전